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드림봉사단 1기로 내년 초 베트남에 파견되는 부산조리고 3학년 하비훈(18·사진)군은 25일 경기도 성남의 KOICA 본부에서 열린 발대식에서 해외 취업의 성공 결의를 다졌다.
드림봉사단은 전문기술을 보유한 고졸 청년들이 해외봉사 경험을 토대로 해외 취업ㆍ창업ㆍ진학 등 다양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올해 처음 구성됐다.
하군은 29명의 동기 단원과 함께 이날부터 국내 교육을 받은 후 내년 2월부터 8개월간 베트남 응에안성의 CJ제과제빵학원에 파견돼 현지 청소년들을 가르치게 된다.
그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학교에서 배운 제과제빵 기술도 좀 더 익히고 그곳 학생들로부터도 배울 것이 많을 것 같다"며 "먼저 언어를 열심히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어머니 없이 자랐던 하군은 택시기사를 하시던 아버지마저 허리를 다쳐 일을 못 하시게 되자 일찌감치 특성화고로 방향을 정했다.
대학생활에 대한 환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몸이 불편한 아버지와 어린 동생을 생각하면 하루빨리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조리고로 진학한 것도 가정환경의 영향이었다.
3년간 착실하게 학교생활을 하면서 한식ㆍ양식ㆍ제과제빵 등 다양한 조리 이론과 기술을 배운 하군은 졸업을 앞두고 수능시험을 치르는 대신 취업 전선에 나섰다.
호텔에 찾아가 "돈은 안 줘도 되니 일을 배울 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까지 할 정도로 이곳저곳 문을 두드리다가 생각지도 않게 베트남에서 첫 사회생활을 하게 됐다.
그는 "진로가 불확실해 방황하는 것을 보고 선생님이 좋은 기회가 있다며 알려주셨다"며 "평소에도 봉사활동에 뜻이 있었고 알고 보니 KOICA가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곳이라 일단 한번 도전해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제 사정 때문에 대학 진학은 꿈도 못 꿨던 하군은 친척의 도움으로 최근 동원과학기술대 입학도 결정돼 내후년부터 대학생활도 할 수 있게 됐다.
그는 "다녀와서도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조리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 앞으로 대한민국 조리 명장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저처럼 길을 못 찾고 방황하는 후배들에게도 조언하고 싶다"며 "방황만 하지 말고 이 길이 맞는지, 저 길이 맞는지 여러 가지 도전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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