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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통사 위기관리 전략

"왜 이동통신사만 동네북이 돼야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가뜩이나 사업 환경이 좋지 않은데 말이죠"최근 만난 한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는 각종 선거 때만 되면 통신비 때문에 이통업계가 뭇매를 맞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의 말이 단순 엄살로 들리지 않을 만큼 이통사의 환경은 좋지 않다. 영업이익은 두자릿수로 줄어들고 사업자 간 경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데 대선을 앞둔 정부나 시민단체의 요금 인하 압박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이 국내 통신시장 수준을 단기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 공로와 무관하게 통신비 인상의 주범으로 몰리는 상황이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요금ㆍ서비스 정책을 세우는 과정을 살펴보면 소비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는데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렵다.

이통사들은 원가가 거의 들지 않는 발신번호 표시 서비스를 지난 2010년에야 전면 무료화 했다. 원가 3원 정도에 불과한 문자메시지(SMS) 요금은 2008년에야 20원으로 33% 인하했다. 이중 80바이트(bite)가 넘는 문자메시지는 멀티미디어메시지(MMS)로 분류해 지금도 추가요금을 받고 있다. 대부분 글로벌 통신업체들이 문자메시지 기본용량으로 140바이트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볼멘 소리가 나올 법하다.



또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기 전 단말기에 무선랜 기능을 제외시켰던 이통사 행태를 기억하는 소비자들도 여전히 있다. 무선데이터를 이용해 음악 한 곡 받으려면 1만원이 넘는 통신비를 내야 했던 이용자들이 이통사에 대해 가진 불만은 적지 않았을 것이다.

이통사들은 지난해 기본요금 1,000원 인하 등으로 많은 출혈을 감내해야 했다. 경영악화의 현실 속에서도 이용자들의 요구는 끊이질 않는다. 날 선 비난이 쏟아질수록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요금인하 요구가 부당하다는 식의 대응보다는 이용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위기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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