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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은 첨단산업 주도권 다툼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중국이 그그린 산업ㆍ정보기술(IT), 액정표시장치(LCD) 등을 집중 육성하고 있는 만큼 희토류 수출 통제는 자국업체에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희토류 생산국이면서도 동시에 최대 소비국이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희토류는 한해 12만 톤으로 이 중 55%가 중국에서 소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정부 주도로 첨단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어 앞으로 희토류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수출통제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의 자원 무기화가 신무역 전쟁을 낳을 우려도 여기서 기인한다.
중국이 최근 자동차, 철도차량, 석유화학, 전력, 정보기술(IT) 분야의 16개 국유 기업이 참여해 '그린차 연합'을 결성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 첨단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개발, 세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그린차 연합군 구성은 125개 국영기업을 관리하는 국무원 산하 국유자산관리위원회가 주도했다. 자본금 2억 달러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리룽룽 국유자산관리위 주임은 "전기차ㆍ하이브리드차 개발과 생산의 위험을 줄이고 이익을 공유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20일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현지 언론을 인용, 그린차에 향후 수년간 1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통해 50만대의 그린차가 도로를 질주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 올해 중국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1,700만대로, 중국 정부는 장기적으로 그린차 비중을 5%까지 높일 계획이다.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가 야심 차게 개발한 전기차 '시보레 볼트'의 생산량이 2011년까지 1만대, 2013년까지 3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이 10배 이상 목표치를 높게 잡은 셈이다.
희토류 수출제한은 '그린차' 이외에도 컴퓨터, 액정표시장치(LCD), 풍력발전기 등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위안타(元大)증권의 민 리 애널리스트는 "수출 통제로 전기차와 풍력터빈 등 중국의 첨단 업체들은 해외 경쟁 회사에 비해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면서 "중국이 생산량을 늘리지 않는다면 해외 기업들은 공급 부족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37%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92년부터 본격적인 수출에 나섰으며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전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경쟁국인 미국, 호주 등이 환경오염을 우려해 생산량을 줄인 것도 중국이 희토류 시장을 석권하게 된 배경이다.
하지만 시장 지배력이 높아지면서 중국은 점차 희토류를 무기화 정책을 갈수록 노골하고 있다. 2005년부터 수출량을 통제하기 시작했으며, 올 3월에는 소수기업만 희토류 채굴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이어 올 수출량을 40% 줄이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문제는 현재로서는 중국의 수출 통제에 대응할 만한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개발 가능한 광산이 있긴 하지만 아직은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에 밀린다. 보조금 없이 중국과 경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더구나 광산 개발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시장에 공급까지는 10년 이상이 소요된다.
또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희토류를 비롯해 철광석, 금 등 1조 달러 어치의 지하자원이 발견됐다는 미 국방부 발표가 있었지만, 최근의 희토류 공급 부족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희토류 업체인 AREM의 최고경영자(CEO)인 나탈리안 헤른은 "희토류를 추출하는 데는 고도의 정제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산업기반이 낙후횐 아프가니스탄의 희토류를 이용하는 것은 한 세대 이후에나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비상이 걸린 미국은 90년대 문을 닫은 매운틴 패스 광산을 내년 하반기께 가동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급 부족에 따른 희토류의 가격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광산업체인 아라푸라자원 관계자는 "2012년이면 전세계적인 공급 부족량이 3만~5만톤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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