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4개 대회 중 2승을 하고도 최종우승 상금 1,000만달러(111억9,600만원)를 브랜트 스니데커(미국)에게 넘겨줘야 했다.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의 '이상한' 룰 탓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각 대회에는 순위에 따라 최대 600점의 페덱스컵 포인트가 걸려 있다. 시즌 시작부터 8월 윈덤 챔피언십까지 치러 누적 포인트로 상위 125명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4차전까지 치르는 동안 출전선수는 125ㆍ100ㆍ70ㆍ30명 순으로 줄어든다. 플레이오프 각 대회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페덱스컵 포인트는 2,500점.
문제는 3차전을 끝낸 뒤 페덱스컵 누적 포인트가 재조정된다는 것이다. 3차전까지 페덱스컵 1위를 달리던 선수의 누적 점수는 무조건 2500점으로, 2위는 2,250점, 3위는 2000점으로 바뀐다. 역전의 묘미를 위함이라는 말에 선수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따라야 한다. 플레이오프 2ㆍ3차전에서 우승한 매킬로이는 원래대로라면 7,299점을 갖고 4차전에 나서야 했다. 2위(4,067점) 타이거 우즈(미국)와의 격차가 이미 3,000점을 넘었다. 우즈가 최종 4차전에서 우승해 2,500점을 따도 역전이 불가능했다. 물론 5위인 스니데커는 꿈도 못 꿀 상황이었다. 하지만 작위적인 포인트 재조정 탓에 매킬로이는 무려 4,799점을 손해 본 셈이 됐고 4차전에서 공동 10위에 그치며 대역전의 희생양이 됐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플레이오프에서는 절반인 세 차례나 4차전 우승자가 최종우승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불합리한 방식이라는 비난과 흥미로운 묘안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매킬로이는 "그래도 이런 것이 플레이오프의 재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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