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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넵스 마스터피스 대회 관계자들은 지난해 박희영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 소식에 반색했다. 박희영은 넵스 대회 초청선수였는데 대회를 한 달 앞두고 LPGA 투어 매뉴라이프 클래식에서 우승 소식을 전해온 것이다. 귀국 1주일 전에는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올랐다. 박희영은 넵스 대회에서도 공동 6위에 오르며 흥행의 기폭제 노릇을 톡톡히 했다.
올해도 넵스 대회에는 '초청선수 행운'이 깃들고 있다. 일찌감치 출전에 합의한 신지애(26)가 지난 10일 일본 투어 메이지컵에서 시즌 2승째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KLPGA 투어에서 20승, LPGA 투어에서 11승을 수확한 신지애는 올 시즌 일본 투어 상금 5위(5,055만엔)에 올라 있다. 그는 "오랜만에 KLPGA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많은 팬분들이 오셔서 돌아온 신지애를 지켜봐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지애가 KLPGA 대회 출전을 위해 국내 골프장을 찾는 것은 2011년 9월 한화금융 클래식(공동 6위) 이후 근 3년 만이다.
14일부터 나흘간 강원도 홍천 힐드로사이CC(파72·6,766야드)에서 열릴 넵스 마스터피스 2014(총상금 6억원, 우승상금 1억2,000만원)에서 신지애는 두개의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아끼는 동생에서 KLPGA 투어의 여왕으로 커버린 '대세녀' 김효주(19·롯데)와 신지애에게는 더 길게 느껴질 6,766야드의 긴 전장이 그것이다. 이 대회는 역대로 초청선수에게 우승을 허락한 적이 없다.
2년 전 일본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대선배 신지애가 건넨 이런저런 조언들을 아직도 잊지 않은 김효주는 최근 7억7,400만원으로 신지애가 갖고 있던 KLPGA 투어 한 시즌 최다상금 기록(2008년 7억6,500만원)을 넘어섰다. 시즌 상금 10억원도 가능해 보이는 김효주는 다승(3승), 상금, 대상(MVP) 포인트, 평균 타수(70.31타)에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최근 4개 대회에서 3승을 휩쓴 뒤 10일 끝난 교촌 대회에서는 공동 18위로 숨을 골랐다. 김효주는 이제 신지애가 2006년 작성한 역대 최저타수(69.72타) 기록을 넘본다.
이번 대회 코스도 신지애보다는 드라이버로 평균 250야드 이상을 날리는 김효주에게 유리해 보인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 대회 코스는 올 시즌 KLPGA 투어 대회 가운데 파72 코스로는 전장이 가장 길다. 참고로 난코스로 악명 높았던 한화금융 클래식의 골든베이골프&리조트도 전장은 6,539야드로 이번 대회 코스보다 200야드 이상 짧았다. 신지애는 올 시즌 일본 투어에서 드라이버로 230야드 안팎을 보내고 있다. 그 정도면 국내에서도 100위 밖이다. 하지만 홀당 평균 퍼트에서는 1.76개로 일본 투어 1위다. 이 대회 코스는 전장이 길 뿐 아니라 그린도 크고 굴곡이 심해 롱 퍼트 감각에서 우승이 갈릴 수 있다. 그렇게 보면 신지애에게 불리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한 주를 쉬고 나오는 장하나(22·비씨카드)도 우승 후보이며 최근 4개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 포함, 모두 톱10에 든 이정민(22·비씨카드)은 2주 연속 우승을 노린다.
한편 6회째인 넵스 마스터피스는 올해도 '골프와 아트의 만남'을 주제로 코스에 다양한 설치미술작품을 전시한다. 우승 트로피도 국내 작가의 작품으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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