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쿠릴열도 4개 섬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대함(對艦)ㆍ대공(對空) 미사일시스템과 공격헬기를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이 2일 유감을 표명하고, 극동지역에서 러시아의 군사적 움직임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마하 2.5 야혼트 미사일 차량서 발사= 러시아의 인테르팍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 고위관계자는 남쿠릴열도 연안에 초음속 야혼트(Yakhont) 대함 순항미사일을 장착한 이동식 미사일시스템(Bastion missile systemsㆍ사진 아래 왼쪽)과 단거리 방공미사일시스템(Air Defense Missile SystemㆍADMS)인 Tor-M2(아래 오른쪽)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또 쿠릴열도 최남단의 에토로후(擇捉島)에 미국의 AH64 아파치 헬기 못잖은 공격력을 갖춘 MI28 전천후 공격헬기(사진 위)도 배치할 방침이다. 야혼트(길이 8.9m, 탄두 250㎏ 안팎)는 고도 13㎞로 날아갈 경우 마하 2.5의 속도로 최대 300㎞, 해수면에서 5m 높이로 낮게 날아갈 경우 마하 2의 속도로 120㎞ 밖의 적 수상함ㆍ상륙 전단 등을 명중시킬 수 있게 설계된 대함 미사일이다. 잠수함ㆍ함정이나 지상의 고정식ㆍ이동식 발사대에서 쏠 수 있으며, 목표지점에 이르면 갑자기 공중으로 솟구쳤다가 매우 빠른 속도로 하강하며 목표물을 타격하는 탄도수정 능력이 뛰어나다. 배스티언(Bastionㆍ요새) 미사일시스템은 야혼트를 지상의 대형 트럭을 개조한 차륜차량에 장착된 발사대에서 쏠 수 있게 만든 연안방어용 이동식 미사일시스템으로 대형 레이더 등을 갖추고 있다. ◇토르-M2 미사일은 동시에 표적 4개 겨냥= 토르-M2 미사일 시스템은 고정익ㆍ회전익(헬기 등) 비행기나 순항미사일, 정밀 공대지(空對地) 무기, 중ㆍ저고도로 비행하는 무인항공기, 스마트폭탄 등 유도무기 등을 겨냥한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시스템으로 동시에 4개 표적을 겨냥할 수 있다. MI28 공격헬기는 최고시속이 330㎞(순항속도 250㎞)에 이르며 대전차 유도탄과 로켓탄ㆍ30㎜ 기관포 등으로 무장, 전차는 물론 근접 지원하는 고정익 공격기와 헬기, 저공비행하는 순항유도탄을 공격ㆍ요격할 수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쿠릴열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군사력을 증강하겠다고 밝혔으며, 러시아 국방부는 병력을 약간 줄이는 대신 최신예 무기를 배치할 방침이다. 현재 쿠릴열도에 주둔하고 있는 제18 포병사단은 1970년대 실전배치된 옛 소련제 방공 미사일 스트렐라10 12기, 50년 이상 된 소련제 탱크 T55 94대, 2차 세계대전 때 생산된 122㎜ 대포 M30 18문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일본에서 '북방영토'라고 부르는 쿠릴열도 4개 섬은 에토로후 외에 쿠나시리(國後), 시코탄(色丹), 하보마이(齒舞)를 가르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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