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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11월 9일] TTP 참여, 실익부터 따져야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이전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달 26일 샌프란스시코 한미 통상장관회의에 이어 4~5일 서울에서 고위급 협의가 개최돼 양국 입장을 최종 조율함에 따라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이행을 위한 비준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미 중간선거로 FTA 지지성향이 높은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됐고 FTA 비준 관련 의회 내 주요 상임위원회 의장직을 친FTA 의원이 맡게 됨에 따라 한미 FTA 비준 가능성도 높아졌다. 美, 경제보단 정치 요인에 관심 한편 한미 FTA 비준에 소극적이던 오바마 미 행정부는 지난해 말 이후 범태평양파트너십(TPP)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TPP는 싱가포르ㆍ브루나이ㆍ뉴질랜드 및 칠레 등 아태지역 소규모 국가들(P4) 간 FTA로 지난 2005년 출범했다. 하지만 호주ㆍ베트남ㆍ페루가 TPP 가입 협상을 이미 시작했고 지난해에 미국이 참여의사를 밝히자 세계 주요 국가들이 TPP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미 행정부가 TPP 참여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했으나 추진배경 및 TPP 참여에 대한 경제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미 행정부는 TPP가 "아태지역 경제통합에 있어 가장 강력한 수단"이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과 미국을 연결해주는 고리"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자유무역을 촉진시키겠다는 의지는 바람직하나 TPP가 명칭만 거창할 뿐 참여하는 국가의 경제규모가 작거나 이미 미국이 FTA를 이행 중인 국가여서 실질적인 경제효과가 매우 작을 것이란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또 베트남 등과의 협상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며 타결하더라도 미 의회의 비준을 통과하는 데 애로가 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행정부가 TPP에 관심을 갖는 것은 경제적 측면보다는 정치적 요인이 실질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오는 2011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며 '아태지역 FTA(FTAAP) 구축'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방안으로 TPP 가입을 검토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최근 들어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는 동아시아 경제통합 진전을 약화시키고 동아시아국가들을 미국이 참여하는 TPP로 유도하려는 전략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자국이 배제된 동아시아 경제통합 논의 자체를 우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G2로 부상된 중국이 동아시아 경제통합을 주도하고 있어 이 분석은 설득력 있게 들린다. 한때 우리 정부에서도 아태지역 내 다수 국가 간 FTA 추진을 언급한 바 있고 미국의 TPP 가입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TPP에 참여하는 것은 한미 FTA 비준 지연의 구실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 민주당 내 다수 의원들이 여전히 FTA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고 국내에서도 미국과의 FTA를 부정적으로 보는 인사가 적지 않다. 이들은 한미 FTA보다는 한국과 미국이 TPP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들어 한미 FTA 비준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 한·미 FTA 조기 이행에 집중을 TPP 추진동향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적절한 수준의 대응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지만 우리나라가 TPP에 참여하는 것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특히 TPP 회원국 및 현재 가입을 추진 중인 국가 모두가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했거나 현재 협상 중인 국가들이어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사실상 경제적 의미가 없다. 미국의 TPP 참여는 전략적인 측면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이므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대신 한미 FTA 조기 이행에 외교통상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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