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중 경제통상협력 포럼'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참석, 기조연설에서 한중 경제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세 가지로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제조업 위주에서 서비스·에너지 분야로 다원화한 사례로 지난해 한국석유공사가 건설한 여수 비축시설에 중국항공정유가 투자한 것이 좋은 출발점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양국 간 내수시장 확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신(新)실크로드 구상의 연계 등으로 '교역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 간 내수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안정적 통상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13억 내수시장 성장은 양국 기업들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 정상은 현재 논의 중인 한중 FTA가 양국 간 전략적동반자 관계를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발전시키는 획기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중국 기업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한국에 투자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세 번째 경협방안으로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신실크로드 구상 간의 연계를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이들 구상을 연계하면 중국은 극동아시아와 중앙아시아·중동·유럽을 연결하는 가교가 될 것이고 양국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실크로드 경제벨트의 육상노선은 중국 중서부 주요 성(省)을 관통하고 러시아·카자흐스탄·벨라루스·폴란드를 거쳐 독일까지 이어진다. 이를 위해 시 주석은 중국~독일을 연결하는 위신어우 철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포럼에는 지난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최초로 양국 정상과 경제인이 함께 참석했으며 한국과 중국의 주요 경제인과 정부 인사 등 500여명이 자리를 같이했다. 중국 측에서는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리옌훙 바이두 회장, 장야페이 화웨이 부사장, 뉴시밍 교통은행 회장 등 기업인 200명 이상이 참석했다. 경제사절단 규모도 최대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오전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행한 특강에서 "남북관계가 개선되기를 희망하고 한반도의 자주적 평화통일이 최종적으로 실현되는 것을 지지한다"며 "남북 양측이 힘을 합쳐 남북관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면 한반도의 자주적인 평화통일이 꼭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사상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마다 한중 양국은 항상 서로 도와주면서 함께 극복했다"면서 "400년 전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때 양국 국민은 적개심을 품고 어깨를 나란히 해 전쟁터로 향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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