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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복수… '19禁' 덫에 걸린 한국영화

올 여름 잔혹한 스릴러가 대부분<br>가족관객 동원 못해 점유율 줄어<br>'꿈' 소재 할리우드 영화 반사이익

영화 '악마를 보았다'

한국영화가 '살인과 복수'라는 테마에 매몰되면서 '꿈'을 이야기하는 할리우드 영화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11일 영화계에 따르면 일 년 중 최대 성수기인 국내 여름 영화 시장에 한국영화가 차지하는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내놓은 1~7월 영화산업 통계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외국 영화를 본 관객은 총 1,016만명으로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영화 점유율은 38.2%로 전월 대비 12.1%p, 전년 대비 10.9%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구나 볼 수 있는'킬러 콘텐츠'의 실종=한국 영화의 점유율이 떨어진 이유는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킬러 콘텐츠'의 실종이라는 해석이 많다. 2007년 '디 워', 2008년 '놈놈놈', 2009년 '해운대'와 '국가대표'등 한국영화는 매년 여름마다 관객을 모을 수 있는 대작을 내 놓았다. 이 작품들은 폭 넓은 관객 층을 흡수해 다른 영화의 흥행까지 이어지도록 기여했다.

반면 올 여름 한국영화계는 '청소년 관람불가' 작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 달 개봉한 '파괴된 사나이'와 '이끼'에 이어 4일 개봉한'아저씨', 12일 개봉한 '악마를 보았다' 등 대표작들이 이른바 '19금(禁) 영화'다. 결국 '파괴된 사나이'는 관객 100만명을 모으는 데 그쳤고 '이끼'는 300만명 관객을 모았지만 개봉 한 달이 지나면서 흥행세가 다소 주춤세다.'아저씨'의 경우 젊은 여성 관객 호응도가 폭발적이지만 등급이 흥행 한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살인과 복수' 외면, 가족관객들 할리우드 영화로=상업영화로서는 유례없이 제한상영가 등급을 두 번 받은 '악마를 보았다'는 연쇄살인범에게 약혼녀를 잃은 남자가 똑 같은 고통을 주며 복수한다는 내용. 11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는 소문대로 시체를 고기처럼 토막 내거나 인육을 먹는 장면, 강간과 살인 장면 등이 2시간 20분 상영시간 동안 이어져 관객들을 불편하게 한다. 납치된 소녀를 구한다는 내용의'아저씨'역시 난자된 시체와 적출된 안구 등 폭력적 장면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

이런 한국영화들과 달리 할리우드 영화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소재로 무장한 영화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타인의 꿈 속에 침투해 생각을 훔친다는 내용의 영화 '인셉션'은 현재 12일 현재 420만명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세를 이어가는 중이고 장난감들의 성장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토이스토리3', 댄스영화 '스텝업3D'등도 화제속에 관객을 맞고 있다.

다양한 소재없이 한국영화가 이처럼 '복수'에 집착하는 현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사회에서 해 주지 못하는 복수를 영화가 대신 해주는 대리만족 현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사회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억압된 현상의 대리만족 일 수 있다"며 "가차없이 복수를 하는 주인공의 행위를 정당화 해준다는 점에서 '싸이코패스'나 '절대 악'이라는 존재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화 관계자는 "유쾌한 영화를 천대하고 잔혹한 스릴러를 '명작' 처럼 우대하는 일부 영화계 풍조 탓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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