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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몰아치던 송도 훈풍부나

기업·학교 속속 입주 영향<br>전셋값 크게 오르고 중소형 급매물 바로 소진<br>분양 계약률도 80%대로

영종ㆍ청라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이 투자 유치 부진과 개발 지연으로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있는 가운데 송도국제도시는 비교적 양호한 주거환경과 학군 프리미엄을 누리려는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가 살아나고 신규 분양도 활기를 띠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내 아파트 단지. /서울경제DB

"대형과 중소형 차이가 커요. 대형은 분양가보다 10% 낮춘 매물이 나오지만 중소형 급매물은 나오자마자 소진되고 전셋값도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인천 송도 K공인 관계자)

26일 서울 강남역에서 광역버스를 타고 1시간여 만에 도착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입주민을 반기는 현수막이 나붙은 한편에서 아파트 기반 공사가 한창이었다.

인천 3대 경제자유구역의 맏형 격인 송도는 지난 2000년대 중반 분양 당시 '청약 광풍'이 불었던 곳. 하지만 지금은 프리미엄은 고사하고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해 시세의 절반 가격에 경매로 나오는 아파트가 종종 나올 정도로 시장이 싸늘하게 식은 상태다.

이 지역 B공인 관계자는 "송도는 청라나 영종에 비해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라며 "올해 초까지도 분위기가 너무 안 좋았는데 기업과 학교가 속속 입주하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채드윅국제학교 인근의 '더샵 엑스포' 아파트 공급 141㎡형은 현재 시세가 약 5억5,000만원선으로 분양가 대비 10% 정도 떨어졌다. 하지만 전셋값은 오히려 지난해 1억6,000만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6,000만원 정도 올랐다. 가격이 많이 떨어진 반면 전셋값이 크게 오르자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다. 특히 송도의 양호한 주거환경과 학군 프리미엄을 누리려는 인천 구도심 거주자의 진입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거래량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송도국제도시 내 아파트 거래량은 총 17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9건)보다 늘었다.



최근 이 지역에서 분양한 단지도 계약률이 꾸준히 오르고 순위 내 마감되는 등 시장이 다소 활기를 띠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말부터 잇따라 분양에 나선 '더샵그린워크1ㆍ2차' 아파트는 계약률이 70~80%대까지 올랐다. 대우건설이 이달 중순 내놓은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와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2차'도 대부분 순위 내 마감했다. 특히 중대형으로 구성된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는 평균 2.9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대부분 1순위에서 마감해 눈길을 끌었다.

이지역 U공인 관계자는 "송도는 비교적 기반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인천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매매나 분양 문의가 꾸준하다"면서 "백화점과 쇼핑몰 등 각종 편의시설과 대기업이 입주하면 분위기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신규 분양물량이 많은 점은 입주 시점에 공급과잉을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시가 당초 계획한대로 기업을 유치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오랜 주택경기 침체의 파고를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최근 분양에 성공한 단지는 1공구 내에서도 학군과 역세권 등 입지가 양호했고 분양가를 대폭 낮춘 공통점이 있다"며 "올해 송도 지역에 분양 예정인 가구수만 9,603가구에 달하기 때문에 입주 시점에 공급과잉이 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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