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미시시피강 홍수의 직격타를 입은 루이지애나주(州)의 최대도시 뉴올리언스와 주도 배턴루지의 침수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시시피강 치수의 마지막 보루인'모간자'배수로의 수문을 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14일(현지시간) 집중 호우와 지난 겨울의 폭설로 불어난 미시시피강의 물줄기를 돌리기 위해 미 육군 공병대가 이날 오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모간자 배수로의 125개 수문 가운데 하나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인구와 산업시설이 밀집한 2대 도시의 침수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시시피의 격류를 인구가 적은 남서부 아차팔라야강 쪽으로 돌리기로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약 7,800㎢의 땅이 침수되고 2만5,000명의 주민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200만 명 이상의 인구 밀집지역인 배턴루지와 뉴올리언스의 최악의 피해는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WSJ은 이날 모간자 배수로 수문 개방으로 이달 초 미주리주의 제방 폭파와 보넷 카레 배수로의 방죽 개방과 함께 지난 1927년 미시시피강 대범람 이후 마련된 세 개의 홍수조절 시스템이 사상 처음으로 동시 가동됐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모간자 수문을 개방하지 않았을 경우 뉴올리언스 면적의 80%가 물에 잠기고 1,500명 가량이 목숨을 잃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당시를 웃도는 대규모 피해가 초래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8개의 정유시설과 최소 1개의 원자력발전소도 미시시피강 하류의 대규모 침수 위협을 받게 된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미시시피강 하류에는 엑슨모빌, 머피오일, 코노코필립스 등 미국 휘발유의 12%를 생산하는 석유 정제시설 등이 위치해 있다. 급속도로 강 수위가 불어나자 배턴루지에 하루 50만4,000배럴을 생산하는 정제시설을 갖춘 엑슨모빌은 일일 생산량 가운데 5만~10만 배럴을 감산하고 미시시피강 선창을 임시 폐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수주 간의 집중 호우와 겨울철 대규모 강설이 녹으면서 불어난 미시시피 강물은 미시시피와 네테시, 알칸소주 유역의 300만 에이커를 침수시키며 남부로 흘러 내려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물줄기는 약 3주 후 멕시코 만을 통해 바다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테네시와 미시시피주 14개 카운티는연방 재해구역으로 선포된 상태다. 미시시피강 최남단의 뉴올리언스 지역의 수위는 14일 오후 현재 이미 범람수위를 넘어 16.8피트(5.1m)에 달했으며, 오는 23일에는 19.5피트(5.9m)로 최고 수위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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