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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회계법인 상대 소송 잇달아

포휴먼 이어 엠씨티티코어 소액주주 "상장 폐지는 부실감사도 한몫"

하루 아침에 휴지조각이 된 주식을 손에 쥔 소액주주들이 손실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회계법인을 상대로 잇따라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망한 회사와 그 임원진에게 배상을 요구할 수 없기 때문에 나온 궁여지책이지만 투자금 회수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엠씨티티코어 주주인 강모씨 등 111명은 회사 대표이사와 이사, 그리고 감사를 담당했던 신영회계법인과 안진회계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접수했다.

유무선 통신장치 제조업체인 엠씨티티코어는 한때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보유했던 주식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지만 수차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고 대표가 횡령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으면서 최종적으로 상장폐지됐다.

소송에 나선 강씨 등은 "2008년도 감사보고서가 공시된 2009년 3월30일부터 상장폐지 시점인 2010년 12월4일까지 엠씨티티코어 주식을 매수해 손해를 봤다"며 "안진 신영 회계법인도 부실감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1억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손해배상 청구액을 차후에 추가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도 비슷한 이유로 수백억원대의 소송에 휘말렸다. 역시 상장폐지된 회사인 포휴먼의 소액주주 조모씨 등 139명은 지난 3월13일 '부실감사를 믿고 투자했다 손해를 봤다'며 삼일을 상대로 252억4,000만여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포휴먼은 사업보고서를 법정제출기한까지 제출하지 않아 지난해 상장폐지됐다.



이들 역시 회사 대표가 지속적으로 거래 사실을 가공해왔지만 사전에 이를 파악하지 못한 회계법인에 배상 책임을 묻고 있다.

그러나 소액 주주들의 뜻대로 투자금을 회수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법원에서는 감사를한 회계사가 회사의 자금사정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는지를 따져 투자자들이 받을 수 있는 배상범위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회계사가 상장폐지된 회사와 짜고 허위감사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혐의가 확인됐다면 회계법인의 배상책임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나승철 법무법인 청목 변호사는 "회계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례도 있고 주주들이 승소한 사례도 있지만 주주들이 입은 손실이 전부 분식회계 탓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신의칙상 배상책임에 대한 제한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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