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사용하는 13조4,000억원, 스트레스로 인한 생산성 감소비용 2조4,000억원, 관혼상제ㆍ사교육비 등 한국 사회 특성으로 발생하는 스트레스 비용 21조7,000억원을 합한 액수다.
경기개발연구원 김희연 연구위원은 8일 '스트레스 사회 한국 원인과 대안'에서 스트레스 원인과 그에 따른 비용을 분석하고 스트레스를 낮추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스트레스로 인한 수도권의 사회적 비용은 연간 37조5,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금액은 지난 2010년 기준 수도권 지역 내 총 생산(GRDP)의 6.7%에 해당하는 규모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병원치료, 피부관리, 여행, 운동, 음주, 친구와의 수다 등에 사용하는 스트레스 해소 비용과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로 의욕이 상실하는 정도를 화폐가치로 환산한 생산성 감소비용, 관혼상제ㆍ사교육비 지출액 중 체면 등으로 과잉 지출한 한국적 스트레스 비용을 합산한 금액이다.
스트레스의 주된 원인은 생애주기 별로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중ㆍ고등학생에게는 과도한 학습 부담과 성적 경쟁, 부모의 기대와 체면유지 부담감이 가장 큰 스트레스로 작용했다. 또 대학생은 진로(취업), 학비, 학벌에 대한 강한 불만으로, 기성세대는 노후대비와 주택마련을 위한 비용부담 때문에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직장인은 과도한 업무량과 이직이나 적성 불일치 스트레스가 가장 심했다. 기혼직장인은 동료와의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 부모세대는 생활비 외 축의금ㆍ부의금 등 사회적 관계와 체면 유지비용 스트레스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수도권의 경우 1인당 연간 스트레스 해소 비용 74만2,000원, 사교육 스트레스 비용 325만원, 축ㆍ부의금 스트레스 비용 22만5,000원, 1가구당 연간 장례ㆍ제사ㆍ명절 스트레스 비용은 77만3,000원으로 나타났다. 각 스트레스 비용이 해당하는 생애주기를 감안해 추정한 수도권 주민 1인당 생애비용은 1억1,600만원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인의 스트레스는 과도한 경쟁과 체면을 중시하는 사회 특성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저 스트레스 사회시스템과 신생활문화 형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입시와 취업 등 경쟁의 룰을 다양화하면서 공정화하고, 경쟁의 진원지인 고용양극화 해소를 위해 중소기업의 임금ㆍ복지ㆍ안정성 등의 개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항(抗)스트레스 사회시스템 구축 방안도 제안했다. 진학ㆍ취업ㆍ입대 등 심각한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연령대에는 정신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ㆍ치료하는 등 전 생애에 걸쳐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관리하자는 것이다. 명상ㆍ요가 등 탈 스트레스 산업 육성을 위해 직접ㆍ혼합ㆍ간접관리 등 시스템을 마련하는 마스터플랜도 제시했다. 스트레스 직접관리는 공공에서 전통적인 정신치료 체계를 구축하고, 기업은 사내 스트레스 해소 시스템을 지원하는 영역이다. 혼합관리는 예술치료 등 심리치료 사업, 간접관리는 스파, 명상, 요가 등을 포함한다. 김 연구위원은 "무한돌봄센터에서 항 스트레스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탈 스트레스 산업 육성을 위해 경기 동ㆍ북부지역 등 청정 자연환경과 우수한 산업 인프라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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