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의원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그의 진정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는 지난 19일 동조단식에 들어가면서 "제가 대신하겠습니다. 김영오 님을 살려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동조단식이 정치적 목적에서가 아닌 유가족과 함께 하기 위한 순수한 이유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여당은 물론 야당에서도 아직 안정되지도 않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인 당을 흔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재합의안을 만들어낸 19일부터 문 의원은 동조단식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족들이 지나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재합의안에 반대하는 유가족 편을 들어 여당은 물론 자신이 속한 새정치연합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했다. 이와 관련, 황주홍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서 "문 의원의 충정이나 진정성은 다들 존중하고 이해하지만 문 의원은 사실상 당의 최고지도부"라며 "단일대오라 하면 이상하겠지만 박 위원장과 혼연일치된 의사소통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우회적으로 문 의원의 행보를 비판한 것이다. 문 의원은 이날 병원에서 나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박 원내대표를 도와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저는 지금도 열심히 돕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동조단식을 지켜보는 시민들 가운데도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이날 문 의원을 지켜본 시민 중 일부는 "왜 지금 단식하고 있느냐. 오히려 국회로 가서 힘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문 의원이 단식을 통해 다시금 '정국의 핵심'으로 급격히 떠올랐다는 평도 있다. 2번의 협상 실패로 박 위원장의 지도력이 급격히 흔들리는 상황에서 단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문 의원에게 세가 모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 문 의원 단식 이후 광화문 농성장은 야당·시민단체의 동조단식과 의원들의 지지방문이 크게 늘면서 힘을 받는 분위기다.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 22명이 이날 여야, 세월호 유가족이 참여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 문제를 논의하는 협의기구의 구성을 제안한 것 역시 문 의원의 영향력이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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