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용 오피스텔 시장 다시 살아나나

전세난 해소위해 바닥난방 85㎡이하까지 허용

하반기부터 적용…용산·하남서 각각 250가구 공급

"욕조 설치 금지등에 투자 매력 떨어져 한계" 지적도

정부가 전세 대책의 일환으로 오피스텔 바닥난방 규제를 완화하면서 주거용 오피스텔 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피스텔은 한 때 전국적으로 1년에 10만 가구가 넘게 공급되고 인천 송도 등 인기 지역에서는 수천대 1의 청약 경쟁률이 나오면서 ‘로또텔’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지만, 투기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지금은 거의 공급이 끊긴 상태다.

23일 국토해양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도심 전세난 해소를 위해 전용 85㎡ 이하 오피스텔의 바닥 난방을 다시 허용하면서 주거용 오피스텔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오피스텔 바닥난방은 지난 2004년 투기과열을 이유로 전면 금지됐다가, 지난 2006년 12월 50㎡ 이하, 올 초부터는 60㎡ 이하 소형까지만 허용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용 85㎡ 이하까지 허용하는 방향으로 다시 규제가 완화돼 사실상 3~4인 가구를 위한 주거용 오피스텔 공급이 가능해졌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꽉 막혀있던 주거용 오피스텔 공급시장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주거 면적 가운데 가장 인기가 좋은 전용 85㎡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이 도심 역세권 주거용 오피스텔로 눈길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며 “오피스텔은 공기가 짧고 건축비용도 적게 들기 때문에 전세난 해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올해 하반기부터 공급되는 오피스텔부터 이번 완화된 기준이 적용될 예정이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용산에서 동부건설이, 경기 하남에서 신세계백화점 건설부문이 각각 250여 가구의 오피스텔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바닥난방 허용면적 확대는 국토해양부 장관의 고시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한달 안에 시행될 수 있고, 현재 짓고 있는 오피스텔도 설계변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규제 완화 조치가 오피스텔 시장을 완전히 되살려, 도심 전세난 해소에까지 기여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바닥난방이 허용돼도 욕조 설치 금지 등 또 다른 규제가 있기 때문에 아파트와 직접 비교가 어려운데다 전용 60㎡를 초과하는 오피스텔의 경우 투자 대상으로서 가치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오피스텔을 청약 또는 매입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월세 임대를 선호하는데 전용 85㎡의 경우 월세를 놓기가 애매한 상품”이라며 “가격 상승 폭도 아파트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수요가 많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시장 상황에 따라 오피스텔 규제를 너무 자주 바꾸는 것도 건설사 입장에서는 부담이어서 공급이 크게 늘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1980년 이후 오피스텔 규제만 벌써 5~6번이 바뀌었다”며 “투기가 일어난다 싶으면 다시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은데 일부 규제가 완화됐다고 오피스텔을 다시 짓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