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은 20일 일본 외무성이 무토 마사토시 현 주한 대사의 후임으로 벳쇼 고로(59) 외무심의관을 내정했다고 전했다. 주미 대사로는 사사에 겐이치로(60) 사무차관이 현 후지사키 이치로 대사의 후임으로 낙점됐다. 주한ㆍ주미 대사 인사는 다음달 8일 정기국회 회기가 끝난 뒤 11일께 공표될 것으로 보인다.
주한 대사로 내정된 벳쇼 심의관은 1975년 외무성에 입성한 이래 북동아시아과장, 국제협력국장, 종합외교정책국장 등을 역임하고 차기 외무차관 물망에도 오른 비중 있는 인사다. 요미우리신문은 "독도 문제 등을 둘러싸고 한일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는 상황을 고려, 차관급 인사를 기용함으로써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현 무토 대사는 부국장급이다.
주미 대사로 내정된 사사에 사무차관은 아시아ㆍ대양주 국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오키나와 후텐마(普天間) 미군기지 이전과 미국의 신형 수직이착륙 수송기 '오스프리' 배치 등 미일 간 현안에 정통하다는 점이 기용 배경이 됐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사사에 사무차관 기용은 11년 만에 차관 경험이 있는 주미 대사가 임명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일본 정부는 또 2010년 전후 최초의 민간 출신 주중 대사로 발탁됐던 니와 우이치로 대사를 사실상 경질, 후임으로 니시미야 신이치(60) 경제담당 외무심의관을 내정했다. 주중 대사는 다른 외무성 간부 인사와는 별도로 9월29일 국교 정상화 40주년 행사가 끝난 뒤인 10월 중에 교체될 예정이다. 니와 대사는 6월 가졌던 인터뷰에서 도쿄도의 센카쿠 열도 매입이 "실행되면 일본과 중국의 관계가 매우 중대한 위기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한 이래 경질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현지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이례적인 3국 대사 교체를 통해 삐걱거리는 주변국과의 외교관계를 재정비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정권은 2009년 정권 수립 초기부터 외교정책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며 지난해 노다 정권이 들어선 후 외교 체제를 일신하는 방안을 고민하던 끝에 이번 인사를 단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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