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거래량이 최근 6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비관론' 일색이던 주택경기 전망도 '낙관론' 쪽으로 기울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부분 지난 10월 아파트 거래량 증가를 회복세의 신호로 풀이하면서 주택가격 '추가 급락'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특히 주택경기 침체가 가장 심각했던 충북ㆍ대구 등 지방에서까지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러나 금리인상 가능성, 내년 3월에 만료되는 수도권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폐지 등 여전히 시장을 위축시킬 다양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시장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최근 거래량 증가와 함께 아파트 가격의 낙폭이 줄고 일부 지역에서는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다"며 "지방의 경우 미분양 감소와 신규분양 호조가 기존 주택거래 시장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팀장도 "최근 주식시장 등이 활황을 보이면서 부동산 구매력도 꾸준히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수요자들이 주택가격 급락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상당히 덜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거래량이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부동산 시장이 연말까지는 바닥을 다지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당분간 거래량만큼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용인ㆍ분당 등 일부 버블세븐 지역을 제외하고는 가격 낙폭이 그리 크지 않았던 만큼 시장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린다. 최근 2~3개월간의 주택 거래량 증가는 급매물 해소 성격이 강해 매수자들의 추격 매수세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강남 부동산 시장의 경우 지난 1년간 시장이 침체하기는 했지만 가격 낙폭이 생각보다 컸던 것은 아니다"라며 "바닥론이 대두되고 있지만 여전히 변수가 많아 회복을 얘기하기에는 좀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도 "최근의 부동산 시장은 상승기라기보다 상승기가 마무리된 후 박스권의 횡보를 보이는 침체장으로 판단하는 것이 옳다"며 "연말까지는 거래량이 늘더라도 피부로 와닿는 회복세를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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