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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해 가스요금 기습 인상, 어디서 배운 꼼수인가

한국가스공사가 도시가스 요금을 1월1일부터 평균 5.8% 인상했다. 지난해 2월과 8월에 이어 1년 새 이번이 세번째다. 일단 당황스럽다. 가계부담이 늘어나서만은 아니다. 사전 예고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타당성이나 합리성 측면에서 적절한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연말연초 어수선한 틈을 타 기습적으로 인상한 행태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 어디 할 것이 없어 여론의 눈총을 피하려는 민간기업의 꼼수를 따라한다는 말인가. 정부가 공기업 개혁 후속조치를 발표한 바로 그날 가스요금 인상을 예고한 것도 볼썽사납다. 납득할 만한 개혁성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공공요금부터 인상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마저 저버린 처사다.

물론 요금인상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긴 하다. 원가가 올라갔는데 마냥 꾹꾹 누를 수만은 없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곤란하다. 인상요인이 있다면 국민 동의까지는 아니더라도 예고와 함께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의 반발을 줄이고 이해와 협조를 구할 수 있다. 정부와 가스공사가 원가를 들먹이며 인상 불가피성을 아무리 강조한들 끼워맞추기식 해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이번 인상의 직접적인 배경을 따져보면 정책 실패를 국민에게 떠넘긴다는 비판도 면하기 어렵다. 원전 마피아들의 분탕질에 원전이 멈춰서는 바람에 발전용 가스 수요가 갑자기 늘어난 탓이 아닌가. 장기계약 위주인 액화천연가스(LNG) 국제거래의 속성상 돌발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게 되자 비싼 값에 도입할 수밖에 없었던 게다. 기습인상을 승인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이번 인상으로 가계부담만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가스를 사용하는 식당과 목욕탕 같은 서비스 업종의 요금인상 압박도 커지게 된다. 수도요금을 비롯한 각종 공공요금 인상을 자극할 소지도 다분하다. 거듭 말하지만 공공요금 인상은 국민의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추진해야지 이번처럼 일방통행식이라면 공기업 개혁을 빌미로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어먹는 것밖에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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