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재무위원회가 26일 부시 행정부에 대해 중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을 더욱 가속화하도록 요구하는 법안, 일명 ‘환율보복 법안’을 20대1의 압도적인 표 차이로 통과시켰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위안화 절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기 몇일 전에 법안 통과가 이뤄짐에 따라 앞으로 의회와 행정부의 마찰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안은 지난달 13일 맥스 보커스(민주당ㆍ몬태나주) 상원 재무위원장을 비롯해 4명의 의원이 발의한 것으로 환율 조작에 대항해 환율조작 국가 지정 과정을 생략하고, 반덤핑 관세 부과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심각하게 불합리한’ 환율을 유지하는 국가의 상품에 대해 미 기업이 반덤핑관세 부가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대(對) 중국 환율보복법안’으로 불린다. 맥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은 “지금은 중국 위안화가 우리의 주된 관심사지만 앞으로 다른 국가의 화폐도 더 큰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제조업체들은 중국의 위안화가 미 달러화에 비해 최소 25∼40% 가량이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있다. 법안 통과 직후 행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폴슨 재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상원의) 환율법안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폴슨 장관은 “중국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재무위원회의 의지를 존중하지만 접근 방법이 잘못됐다”며 “법안이 중국의 개혁에 있어 미국의 역할을 강화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정부 차원의 반덤핑 관세를 부정하는 국제통상법을 준수한다”면서 “상원의 이번 법안은 미국의 협상 전략과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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