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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시장의 급팽창과 함께 웹툰 원작이 영화나 드라마로 재구성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드라마 '패션왕'이나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대표적이다. 웹툰 인기에 편승하는 한편 새로운 소재를 공급받는 것이다. 그러면 웹툰의 효용은 다른 문화콘텐츠산업에 원천스토리를 공급하는 것에 그칠까. 아무툰은 아니라고 본다. 더욱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무툰의 사업이 그것을 증명한다.
아무툰은 웹툰을 만드는 회사다. 영화, 정확히 말하면 영화의 시나리오를 웹툰으로 만드는 작업을 한다. 기존에 영화제작자들이 웹툰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과는 정반대 과정이다. 그러면 영화의 시나리오를 왜 웹툰으로 만드는 것일까. 곽상기 아무툰 공동대표는 "영화시장이 성장하면서 많은 영화가 제작을 준비하고 있지만 스토리의 성공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며 "시나리오 같은 스토리를 웹툰으로 만들어 투자자와 예비관객들의 사전반응을 살펴보는 것이 아무툰의 사업방식이다"고 말했다.
아무툰의 웹툰은 단순히 스틸컷 몇장에 그치지 않는다. 웹툰만으로도 스토리 전개를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제작된다. 물론 웹툰은 전문적인 웹툰 작가들이 그린다. 기본적인 웹툰이 그려진 후 아무툰은 자사의 '모션 웹툰' 기술을 입힌다. PC에서 스크롤을 통해 화면이 이동할 경우 웹툰이 동영상처럼 움직이는 방식이다. 대사는 말풍선으로 처리된다. 일종의 애니메이션 효과다. 아무툰은 이를 위해 지난 4월 '스크롤 기반의 콘텐츠 생성 방법과 스크롤 기반 콘텐츠 표시방법 및 장치' 특허를 출원해 놓은 상태다.
매년 수많은 영화가 쏟아지고 있지만 스토리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많다. 아무툰은 이를 모션 웹툰으로 제작해 투자자들이 그 영화의 가치를 잘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웹툰은 인터넷상으로도 공개되는 데 이는 일반인들의 반응을 예상할 수 있는 계기도 된다. 곽 대표는 "영화 시나리오의 가치를 사전에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이와 함께 영화 작성과정에서 꼭 필요한 스토리보드로 우리의 웹툰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제작 경비를 줄일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아무툰의 '모션 웹툰'기술은 이미 업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아무툰은 지난해 7월 설립된 후 12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콘텐츠코리아랩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지원업체로 선정됐다. 지난 3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세계 최대 창조산업 페스티벌인 '2014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서 디즈니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디즈니가 전세계에서 10개 유망 초기기업을 선정 지원하는 '스타트업 엑셀레이터' 프로그램에 신청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영화제작자들에게서도 협조 요청을 받은 상태다. 곽 대표는 "향후 2년 정도면 100개의 영화 시나리오가 모션 웹툰으로 제작돼 우리가 서비스하는 웹툰 플랫폼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며 "연 5억~7억원의 고정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무툰은 건국대 광고영상디자인학과 학생들의 공동작품이다. 현재 인적구성은 4명. 06학번인 곽상기(30)와 07학번인 최준묵(26)이 공동대표로, 08학번 정상철(26)이 프로그래머, 10학번 김교은(24)이 디자이너를 맡고 있다. 최준묵 공동대표는 "대학 생활중에 새로운 웹툰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한 것이 회사설립으로까지 이어졌다"며 "아무나 들어오고 즐기는 카툰이라는 의미에서 '아무툰'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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