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적 우위에도 골을 넣지 못해 분하고 한심합니다."
일본 축구대표팀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나타우의 두나스 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그리스와 0대0 무승부를 기록한 뒤 고개를 푹 숙였다. 코트디부아르에 1대2로 패한 뒤 그리스전에서도 승점 1을 챙기는 데 그친 일본은 자력으로는 16강 진출을 할 수 없게 됐다. 일본은 마지막 경기에서 콜롬비아(2승)를 반드시 잡고 그리스(1무1패)가 코트디부아르(1승1패)에 승리하거나 두 팀이 무승부를 기록하면 16강 진출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그리스와 일본 혹은 코트디부아르와 일본이 골득실로 조 2위를 가리게 되기 때문에 일본은 콜롬비아전에서 다득점을 해야 한다.
일본은 이날 전반 38분 그리스의 코스타스 카추라니스(PAOK)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유리한 상황을 맞았다. 결정적인 장면은 후반에 나왔다. 후반 23분 우치다 아쓰토(샬케)가 골지역 안에서 찔러준 패스에 오쿠보 요시토(가와사키 프론탈레)가 왼발을 갖다 댔지만 볼이 골문을 벗어났다. 완벽한 골 기회를 놓친 일본은 이후 그리스의 반격에 시달렸다. 양팀은 상대 골문을 집요하게 노렸으나 득점에 실패하고 경기를 마쳤다. 알베르토 차케로니 일본 감독은 "승리에 근접했다고 생각했는데 골을 넣지 못했다"고 아쉬운 심정을 드러냈다.
같은 C조의 콜롬비아는 코트디부아르를 2대1로 꺾고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1차전에서 그리스를 3대0으로 눌렀던 콜롬비아는 조별리그 2연승을 거둬 남은 일본전 결과에 관계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했다. 콜롬비아는 전반을 0대0으로 마친 뒤 후반 19분 하메스 로드리게스(AS모나코)의 헤딩골과 후반 25분 후안 페르난도 킨테로(포르투)의 쐐기골로 승기를 잡았다. 후반 28분 코트디부아르의 제르비뉴(AS로마)에게 골을 허용했지만 더 이상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D조에서는 잉글랜드가 2연패의 멍에를 뒤집어썼다. 잉글랜드는 상파울루에서 열린 2차전에서 우루과이에 1대2로 졌다. 1차전에서 이탈리아에 1대2로 패한 데 이어 2패째. D조 최하위에 처진 잉글랜드는 굴욕을 당할 위기에 몰렸다. 이번이 14번째 월드컵 본선 출전인 잉글랜드는 아직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적이 없다. 반면 우루과이는 1차전에서 코스타리카에 1대3으로 패한 뒤 승점 3점을 챙겨 기사회생했다.
잉글랜드는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31골)인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를 막지 못해 고개를 숙였다. 수아레스는 전반 39분 헤딩 선제골을 기록하며 경기를 우루과이에 유리하게 이끌었다. 후반 30분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동점골을 뽑자 수아레스는 5분 뒤 결승골을 터뜨리며 잉글랜드를 절망에 빠뜨렸다. 잉글랜드는 루니의 월드컵 첫 득점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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