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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호號 국세청 인사실험, 시작인가… 끝인가…

국장급 외부인사 2명 영입<br>새 피 수혈 계속될지 촉각

임수경 관리관

문호승 감사관

백용호 국세청장은 취임 직후 급진적인 조직의 변화 대신 인사를 통한 쇄신의 길을 택했다. 조직 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소극적'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았다. 국세청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의 골을 메우려면 보다 강한 쇄신의 주사(注射)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국세청의 한 핵심 당국자는 백 청장도 이런 흐름을 잘 알고 있다고 한다. 인기만을 생각한다면 단시일 내 조직을 확 바꾸도록 칼질을 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다른 길을 선택했다. 이 당국자는 "(청장이) '이벤트식 개혁'을 지양하겠다는 뜻이 강하다"며 "물 흐르듯 조직을 바꿔 나가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7일 본청 국장급에 두 명의 외부 인물을 영입한 것은 이런 줄기에서 여러 의미를 지닌다. 국세청은 이날 전산정보관리관에 임수경(48) LG CNS 상무를, 감사관에 문호승(50) 미국 국제성과감사센터(ICPA) 소장을 임명했다. 이들 직위는 백 청장이 외부에 개방을 약속한 자리로 첫 결실이 나온 것이다. 임 관리관은 지난 1966년 국세청 개청 이후 본청 국장급 직위에 오른 첫 여성이다. 국세청 세무직 직원 1만5,590명(2007년 기준) 중 여성 인력은 23%인 3,590명으로 3급 이상은 전무하고 4급은 5명, 5급은 49명에 불과하다. 임 관리관은 한국국방연구원 등을 거쳐 LG CNS에서 기술대학원장을 역임하고 U-엔지니어링 사업개발부문장(상무)으로 근무했는데 국세청은 민간의 첨단 정보기술(IT)을 국세행정에 접목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감사원과 청와대 공직기강비서실 등을 거친 문 감사관에 대한 기대도 남다르다. 당장 고위직에 대한 감찰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본인 스스로도 "(국세청 내부에) 누구에게도 빚을 진 적이 없다"며 '눈치보기식' 감사는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국세청은 본청 납세자보호관 자리도 외부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마무리하면 본청 국장의 30%를 외부 인사로 수혈하게 된다. 물론 이번 인사가 조직에 진정으로 새로운 피를 돌게 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여전히 국세청 본류의 흐름, 즉 조사 등의 직위에 대한 문은 닫혀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부처들은 이미 민간 출신을 조직의 의사 결정을 좌우하는 핵심 자리에 기용하고 있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분명 조직에 변화의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개방 효과가 성공적일 경우 (개방의) 폭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서열식 문화를 강조하는 국세청의 성격을 감안하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전직 국세청 인사는 "이번 영입이 인사 실험의 시작이냐, 끝이냐에 따라 조직 혁신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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