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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9월 3일] 국악의 미래가 우리의 미래

"한해 배출되는 국악인이 1,000명 넘지만 정작 이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없습니다. 한국의 전통 음악에 외국인들은 점점 열광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히려 더 홀대하는 것 같아요." 해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퓨전국악 그룹의 한 멤버가 내놓은 하소연이다. 최근 우리 퓨전국악 그룹들이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고들 하지만 정작 국내에 국악이 설 자리는 좁은 게 현실이다. 최근 들어 대중과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20~30대 젊은 국악인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법으로 국악 장르를 개척하려는 시도가 잇따르면서 퓨전국악 그룹들이 세계 무대에서 탁월한 음악성과 기량을 인정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다른 어떤 공연예술 장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정이 열악하다. 출연료가 100만원 남짓한 경우가 상당수이며 그마저도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는 그룹에만 한정된다. 대다수 국악인에게는 공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극립극장이 국악 대중화를 목적으로 2일부터 개최하고 있는 '여우락(樂) 페스티벌'이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 유료 관객 점유율은 절반을 넘지 못하고 있다. 티켓 가격을 대중 눈높이에 맞춰 최고 3만원으로 낮게 책정했음에도 불구하고 10만원이 훌쩍 넘는 유명 뮤지컬에는 선뜻 열리던 지갑이 국악에는 인색하다. 물론 국악을 낯설게 느끼는 대중만 탓할 일은 아니다. 국악과 현대음악을 접목한 크로스오버 국악팀이 200여개나 된다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국악을 지루하게 생각하는 것은 음악 공급자들도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하지만 선진국의 문턱에 선 지금 아직도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 박혀 있는 '문화 사대주의'가 혹여 국악을 홀대하는 분위기에 일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올 한가위 명절은 연휴가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많은 사람들이 벌써부터 설렌다. 이번 한가위에는 부모님과 아이들 손을 잡고 국악 공연 하나쯤 감상해보면서 전통 문화를 접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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