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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건설계획이 표류하면서 세종시 인근 아파트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간간이 이어지던 매수문의도 뚝 끊겼다. 정부가 수정안 마련에 한창이지만 구체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게 원인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현재 세종시 인근 아파트 단지들의 시세는 분양가를 밑돌고 있고 입주 1년째를 맞은 단지들의 입주율은 80% 수준에 머물러 있다. 18일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세종시에 대한 수정안을 내놓겠다는 정부 방침이 나온 후 세종시 인근 아파트 단지의 매물이 급증했다. 세종시 수정안이 마련되고 이를 실행에 옮기기까지 적지 않은 기일이 필요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매물은 쌓이고 있지만 매수문의는 뚝 끊겼다. 세종시 수정방침이 발표되기 전까지만 해도 서울과 부산ㆍ대전ㆍ광주 등에서 간간히 투자 문의가 이어지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상황이다. 인근 다복공인중개사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세종시를 더 좋게 만들겠다고 하지만 집을 보유한 사람은 불안해서 앞다퉈 매물을 내놓으려 한다"며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매물을 내놓아도 살 사람이 없어 중개업소들이 나서 아파트 보유자에게 매도를 자제할 것을 권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세종시 인근 조치원읍에는 지난 2006년 3,000여가구가 공급돼 지난해 입주를 시작했지만 수요가 없어 제대로 된 시세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죽림 푸르지오 아파트의 경우 2006년 분양 당시 132㎡(공급면적 기준)형의 가격이 2억850만원에 달했지만 현재는 1억9,500정도에 매물이 나와 있다. 조치원 자이 아파트 역시 109㎡형 분양가격이 2억2,000만원이었지만 이보다 500만원 저렴한 2억1,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또 신동아파밀리에2차 105㎡형은 분양가 2억500만원에 시세는 1억9,000만여원이다. 시세보다 2,000만~3,000만원 저렴한 급매물도 시장에 나와 있다. 전셋값도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입주 1년이 넘은 신규 아파트 가운데 입주율이 80% 수준인 곳이 많다. 지난해 입주를 시작한 신동아파밀리에2차와 유쉘ㆍ조치원 자이 등은 110㎡형의 분양가가 2억원에 육박했지만 전세 가격은 6,000만원부터 거래됐다. 이로 인해 한때 조치원 인근의 공주와 대전ㆍ천안 등에서 저렴한 전세 물건을 찾아 이주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지만 최근 이마저도 크게 줄었다. 조치원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공주와 대전 등지의 전세 가격은 110㎡형대가 최소 1억원을 넘지만 조치원의 전세가는 이보다 크게 낮아 전세이주 수요가 많았다"며 "하지만 최근 이 수요도 크게 줄어 지난해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의 입주율은 85% 수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팀장은 "조치원읍에서 2006년 분양된 아파트는 3,000가구 수준으로 수요가 없어 시세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있다"며 "올해 분양 예정이던 단지도 내년 이후로 분양을 미루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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