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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국민여가, TV에 맡겨도 되나
입력2005-01-05 16:48:22
수정
2005.01.05 16:48:22
유제규 <대림산업 홍보팀 과장>
얼마 전 모 방송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인당 하루 평균 TV 시청시간이 3시간을 넘는다고 한다. 이는 전보다 늘어난 결과로 주5일 근무제 실시 이후 오히려 늘었다고 한다. 여가시간은 늘어났는데 마땅히 채울 ‘콘텐츠’가 부족하다 보니 TV에 의존하는 비중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필자의 경우도 확실히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된 이후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TV 시청시간도 늘었다. 대개는 무엇을 꼭 보고 싶어 보기보다는 무료할 때 습관적으로 TV를 켜게 된다.
뉴스나 드라마보다는 주로 코미디나 오락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편인데 요즘 TV를 보다 보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때는 어이가 없다 못해 울화가 치민다.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이 시청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안 지키기 때문이다.
출연자끼리 주고 받는 개인적인 이야기나 유희는 올바른 언어 사용이나 예절 차원의 잘잘못 정도를 넘어서 마치 불량 청소년들의 장난짓거리를 엿보고 있는 착각이 들 정도다. 온 국민이 시청 중인 방송에 나와서 자기들끼리 ‘선생님’‘선배님’호칭하는 정도는 더이상 문제 제기 거리도 못된다. 정말 시청자를 의식하고 만드는 프로그램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럼 TV 안 보면 되지 않냐’는 주장도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시청자 입장에서 자성론은 될지언정 방송인의 입장은 될 수 없다. 적어도 TV 방송을 ‘공중파’라고 부르는 의미를 모르지 않는다면 말이다.
공공의 자산인 전파 주파수를 받아 방송되는 TV 프로그램이 시청자는 안중에도 없는 태도로 진행된다면 공공장소에서 남들이 보든 말든 ‘형님’하고 외치며 고개를 숙이는 사람들과 뭐가 다른가.
요즘 연예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선호를 넘어 선망이 되고 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그럴수록 방송을 통해 존재하는 대중 스타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신경을 쓰고 신중해야 한다. 대다수 국민의 여가생활을 책임지고 있는 TV의 비중을 고려할 때 방송사 관계자나 종사자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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