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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8월 1일] 한국에 피터 런치가 없는 이유

지난해 1월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한 헤지펀드와 '세기의 내기'를 시작했다. 내용은 '과연 헤지펀드가 S&P500지수의 수익률을 능가할 수 있는가'로 기간은 10년. 10년 후 S&P수익을 좇는 인덱스펀드가 해당 헤지펀드보다 수익률이 높으면 버핏이 승자가 된다. 버핏이 이번 내기에 승리를 확신하는 이유는 "10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시장을 이긴 펀드 매니저는 없다"는 역사적 사실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외를 통틀어 장기수익률을 기준으로 벤치마크를 꾸준히 이겨낸 펀드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버핏의 확신을 거스르는 경우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다. 가치 투자라는 확실한 철학을 지녔던 피터 린치는 마젤란펀드를 운용한 지난 1977년부터 은퇴한 1990년까지 단 한해도 손실을 기록하지 않았다. 연평균 29.2%의 경이적인 수익을 낸 것은 물론 매년 S&P지수의 수익률을 넘어섰다. 펀드가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는 요즘 국내에도 피터 린치와 같은 '영웅'이 한 사람이라도 있었다면 어땠을까. 자신만의 운용 철학과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꾸준히 제 수익을 냈던 매니저가 한명만 존재했어도 펀드에서 돈을 빼서 직접 투자에 뛰어드는 '펀드 불신'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우리나라 펀드시장은 유독 신규 상품이 많고 매니저 교체도 빈번한 것으로 유명하다. 장기적 안목보다는 트렌드를 좇아 새 펀드를 만들기 바쁘고 성적이 잠시라도 시원찮다 싶으면 매니저를 바로 바꾼다. 이 같은 행태는 모두 단기 성과를 중요시하는 잘못된 투자문화에서 비롯됐다. 최근 한 증권사에서 '매니저 교체가 펀드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펀드 리포트를 냈다. 잦은 펀드 매니저 교체는 편입 종목의 교체율을 높여 결과적으로 수익률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게 주 내용이다. 지금처럼 단기 성과에만 집착한다면 '영웅'은 영원히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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