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분 재산세ㆍ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의 기준이 되는 전국 개별공시지가가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재산세 과표가 상향 조정됐기 때문에 토지 소유자들의 보유세 부담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다만 강남 3구 등 올해 땅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지역은 보유세가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8일 국토해양부는 전국의 토지 3,004만여필지에 대한 개별공시지가(1월1일 기준)를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이 29일자로 결정ㆍ고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고시된 개별공시지가는 우편으로 개별 통지되며 이의가 있는 경우 다음달 30일까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강남 내리고 전북ㆍ인천 오르고=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개별공시지가는 평균 0.81% 떨어졌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였던 지난 1999년 이후 10년 만의 첫 하락이다. 시도별로는 서울이 2.14%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반면 개발호재가 많은 전북(2.21%)과 인천(2.00%) 등은 올랐다. 세부 지역별로 보면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로 참여정부 시절 땅값이 많이 오른 충남 연기군(-3.95%)이 가장 많이 떨어졌다. 서울 서초구(-3.89%), 강동구(-3.35%), 강남구(-3.22%), 송파구(-3.03%) 등 강남 지역의 하락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북 군산시(14.22%)는 새만금 개발 호재 등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또 인천 서구(8.26%), 충남 당진군(6.11%) 등의 땅값이 많이 올랐다. ◇명동 파스쿠찌 커피전문점 6년째 최고 땅값=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충무로 1가 24-2 파스쿠찌 커피전문점으로 2004년 이후 6년 동안 최고 땅값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곳의 공시가격은 ㎡당 6,230만원으로 지난해보다는 170만원 떨어졌지만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밖에 충무로와 명동 등에 공시지가 상위 10위 이내의 필지가 대부분 모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공시지가가 가장 낮은 곳은 경북 울진군 기성면 황보리 618번지 임야로 ㎡당 가격이 82원이다. 또 주거지역 중 가장 비싼 땅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 208-7번지로 ㎡당 1,220만원으로 나타났다. ◇보유세 부담은 오히려 늘어날 수도=올해 개별공시지가는 다소 하락했지만 토지 소유자들의 재산세 등 보유세 부담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토지분 재산세 과표적용률(공정시장가액비율)이 지난해 65%에서 올해 70%로 지난해보다 5%포인트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신규 하나은행 세무사는 “공시지가가 소폭 하락한 데 반해 과표는 5%포인트나 상승해 종부세 대상 토지가 아닐 경우 보유세는 지난해보다 소폭 오를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천 부평구 부평동 199-45 233㎡의 경우 올해 공시지가가 26억8,065만원으로 지난해(27억9,720만원)보다 1억1,655만원 떨어졌지만 보유세는 1,019만21원으로 지난해(1,001만4,534만원)보다 오히려 늘어난다. 반면 종부세 대상 토지는 보유세가 대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부세 세율이 대폭 낮아진데다 과표적용률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80%가 적용돼 이번 공시지가 하락분이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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