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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인·국민의 극단으로 거듭날것"

손진책 국립극단 초대 예술감독<BR> "작품성 있는것 선별해 무대 올리고 차세대 배우·연출가 발굴등에 주력"


"지난 60년간 국립극단이 걸어온 발자취에 대한 철저한 자기 반성을 통해 재단법인 국립극단은 새롭게 태어날 겁니다. 국립극단 재출범을 계기로 한국 연극 발전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한편 '정부의 극단'이 아닌 '연극인과 국민의 극단'으로 거듭나겠습니다." 9일 재단법인 국립극단 초대 예술감독으로 임명된 연출가 손진책(63ㆍ사진) 극단 미추 대표는 10일 명동예술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각오를 밝혔다. 앞으로 3년간 국립극단을 이끌게 될 손 감독은 지난 1986년 극단 '미추'를 창단해 '오 장군의 발톱(1987)', '남사당의 하늘(1993)', '벽 속의 요정(2005)' 등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온 한국 대표 연출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몇 달 전부터 국립극장으로부터 독립한 국립극단을 이끌 최고의 적임자로 평가받아왔으나 정작 본인은 신임 예술감독 자리를 한사코 고사해왔다. "국립극단 예술감독이란 자리는 연출가라기보다는 극단을 경영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CEO(최고경영자)의 자리입니다. 과연 내가 그런 역할에 맞는 사람인지 스스로 의구심이 있었지요. 결국 제게 주어진 사명감이란 생각에 맡기로 한 만큼 3년 동안 제대로 해 볼 생각입니다." 국립극단에 집중하기 위해 극단 미추의 운영은 아내이자 배우인 김성녀 씨에게 맡겼다고 한다. 30년 넘게 연극에 몸담아온 만큼 그의 머리 속은 앞으로 추진해야 할 계획들로 가득하다. 손 감독은 "60년 역사 동안 공연된 작품은 많았지만 일회성에 그친 경우가 많아 작품 자료가 남은 것이 거의 없는 형편"이라며 "앞으로는 작품성 있고 제대로 된 레퍼토리들을 선별해 무대에 올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배우와 연출가들을 발굴, 교육하는 일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손 감독은 "신임 배우뿐 아니라 기성 배우들도 시대에 맞게 재교육시켜 기량을 향상시키는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고 국립극단이 '연기자 아카데미'(가칭)를 주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내년 1월 재출범하는 국립극단의 첫 번째 공연으로 무대에 오를 작품은 그리스 고전을 우리 공연 양식과 접목한 '오이디푸스'다. 현재 배우 캐스팅을 거쳐 연습이 한창 진행 중이다. 앞으로 국립극단은 참신한 창의력이 돋보이는 신작, 기존 희곡 중에서 새로운 시대상을 보여줄 수 있게 재발견된 작품, 외국 고전이지만 우리 정서를 녹여낼 수 있는 작품 등에 공연의 주안점을 둘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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