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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등의 국가 유전자원 개발과 보존, 이용에 보다 노력하라는 뜻으로 알고 있습니다.” 21일 ‘2005 로레알-유네스코 여성생명과학진흥상’ 본상 수상자로 결정된 이연희(47) 서울여대 환경생명과학부 교수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이 교수는 항생제 내성균주 등 연구소재의 국내기반 구축, 신기능 유산균 개발, 생물 분야 국제표준화 추진 등 연구업적과 함께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 이사 및 대외협력부장,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대의원 등을 통해 여성과학기술자들의 권익을 위해 활동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난 2001년부터는 유산균 개발회사인 ‘피엘바이오(대표 이문득 서울대 명예교수)’를 세워 연구결과의 상용화를 직접 담당하고 있다. 피엘바이오에서 경영고문을 맡은 백경수 숭실대 화학과 교수는 그의 남편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자신의 활동에 대해 “항생제내성균주를 모으는 작업을 하다 신약개발에 꼭 필요한 균주은행을 99년 세웠다. 현재 1만여 균주를 보유하고 있다. 또 항생제 이외에도 세균을 죽일 수 있는 헬리코박터균을 연구하다 헬리코박터 억제기능 등을 가진 기능성 유산균을 개발, 상품화하기 위해 피엘바이오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생물의 표준화 작업에도 참여, 처음으로 KS 규격을 제정하고 현재 ISO의 한국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그는 “오는 8월 항생제내성균주 등 미생물 관련 6가지 은행을 통합한 미생물거점은행이 설립된다”며 “국가 유전자원의 개발과 보전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LA대에서 생물화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99년부터 한국과학재단 항생제내성균주은행장을 맡고 있으며 2003년부터 올 2월까지 이들 국가지정연구소재은행협의회의 협회장을 맡기도 했다. 로레알-유네스코 여성생명과학진흥상은 화장품업체인 한국로레알과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이 국내 생명공학 분야 여성 과학자를 육성하기 위해 2002년 시작됐다. 이날 오명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이 교수와 함께 약진상에 김영미(45) 울산의대 교수와 백성희(35)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공로상에 박기영(47)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이 각각 영예를 안았다. 또 올해부터 장래가 촉망되는 여성 과학자를 대상으로 신설된 ‘새별여성과학자상’에는 성영모 박사(가톨릭대 의과학연구원, 박사후과정)와 송윤주 박사(상명대 외식영양학과 박사후과정)가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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