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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 자제할 때
입력2008-03-07 16:51:03
수정
2008.03.07 16:51:03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올해 임금을 2.6% 인상하되 고임 대기업은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해 여유분을 비정규직 근로자와 협력업체 지원활동 등에 활용하자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올해 경제여건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임금인상을 자제해 노사, 정규직ㆍ비정규직, 원청업체ㆍ협력업체가 함께 사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제안이다. 하지만 한국노총의 경우 정규직 9.1%, 비정규직 18.1% 인상을 요구하며 경총의 제안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올 봄 임금협상에서 노사 간 마찰이 우려된다.
더 많이 받고자 하는 노동계의 요구는 당연하다. 더구나 올해는 일부 공공요금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물가가 오르고 있다. 경총이 제시한 2.6% 인상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과도한 임금인상이 초래할 부작용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물가 상승분을 보전하기 위해 임금을 그만큼 많이 올리면 이는 또다시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물가상승과 임금상승이 반복되면 근로자들의 실질소득은 개선되기 어렵고 기업의 경쟁력도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더구나 올해는 원유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이 계속 치솟아 산업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원가상승으로 공장을 돌릴수록 적자가 늘어 생산량과 인원을 감축하는 곳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임금인상률이 얼마냐가 문제가 아니라 일자리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지금 우리 경제상황은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기 이익만을 주장하기보다는 기업ㆍ근로자ㆍ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난국을 헤쳐갈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실물경제로 확산되고 있는 유가와 원자재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ㆍ사ㆍ정 공동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대기업 노조들은 자기 몫만 챙기기보다 고용안정과 일자리 확대, 나아가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감안해 과도한 임금인상을 자제해야 한다. 정부도 무역수지 적자 지속으로 경제여건이 날로 악화되는 등 경제운용 여건이 여의치 못하지만 물가안정에 정책적 노력을 쏟아야 한다. 대기업 역시 하청업체 등과의 상생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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