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 월드컵은 한국이 개발한 지상파DMB 기술력을 전세계에 과시하는 중요한 장(場)이 될 것입니다.”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은 31일 “한국의 정보기술(IT)은 4년 전인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전세계에 크게 전파됐던 전례가 있다”며 “독일 월드컵을 지상파DMB의 전세계 확산에 대한 주요한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노 장관은 대표적인 예로 월드컵 기간 중 독일 바이에른주가 국산 지상파DMB를 통해 월드컵을 생중계하고 전세계에서 몰려든 각국 취재기자단에게도 지상파DMB를 지급해 개막전을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그는 국산 지상파DMB에 대해 매우 유연한 기술임을 강조했다. “휴대폰뿐만 아니라 이동형멀티미디어기기(PMP)ㆍPC 등 다양한 창을 통해 시청이 가능하고 여유주파수로는 텔레매틱스 서비스가 가능하며 무엇보다도 기존 TV나 라디오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어 주파수 고갈로 고민 중인 각국에서 쉽게 선택해 쓸 수 있는 기술”이라는 게 노 장관의 설명이다. 특히 그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간은 참여정부 초창기에 제시했던 각종 IT정책들이 본격적인 상용화 과정을 통해 국민들에게 가시적인 형태로 제공되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을 벌리기보다는 참여정부가 큰 밑그림으로 제시됐던 ‘IT839’ 정책을 시장에 구체적으로 정착시키는 ‘수렴과정’에 역점을 두겠다는 얘기다. HSDPA, 와이브로(휴대인터넷), 100만원대 국민로봇 등이 바로 이런 맥락에서 연내 상용화에 들어간다는 것. 노 장관은 지난 3월28일 차관에서 장관직책을 맡으면서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노 장관은 “이동전화ㆍ초고속인터넷 등 한국 IT산업의 수직상승 비결은 경쟁의 도입이었다”며 방송ㆍ통신융합 논쟁을 이제 끝내고 방송시장에서도 경쟁도입이 필요한 시점임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전세계적으로 유선과 무선통신이 결합하고 통신과 방송의 융합이 가속화돼 과거와 전혀 다른 형태의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 노 장관은 “미래가 예측되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이런 융합현상이 워낙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 됐다”며 “연말까지 정보통신 정책 전반에 대한 규제해제 로드맵을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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