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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니 "러시아, 인권·민주주의 크게 후퇴"
입력2006-05-06 07:25:43
수정
2006.05.06 07:25:43
'궁지탈출·정치중심 복귀' 의도 분석…러 "新냉전시대 개막 알리는 신호탄" 반발
사냥터 오발탄 사고이후 칩거해온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러시아와 공방을 벌이고 나서 주목된다.
체니 부통령은 4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개최린 '발틱-흑해지도자 국제포럼'에 참석, 러시아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집중 거론하고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하에서 러시아의 인권과 민주주의가 크게 후퇴하고 있다는게 요체였다.
러시아의 인권이나 대이란 정책에 대한 비판은 그간 러시아 전문가인 콘돌리자라이스 국무장관이 도맡아 왔다는 점에서 체니의 비판은 다소 이례적인 것으로 비쳐졌다.
체니는 특히 "러시아 정부는 종교에서 언론, 사회단체에서 정당에 이르기까지 시민사회의 많은 분야에서 부당하게 인권을 제한했다"며 푸틴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러시아 국영 '가즈프롬'이 우크라이나와 유럽에 대해 가스공급 위협을 제기한 사실을 거론, "석유와 가스를 위협과 공갈 수단으로 사용하는데는 어떠한 합법적 이해도 없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러시아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러시아 정부측 입장을 대변하는 일부 언론들은 5일 "신(新)냉전 시대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크렘린측은 "미국이 발트해에서 카스피해에 이르는 지역에 친서방 국가들을 동원, 반(反)러시아 차단선을 설치하려 하고 있다"며 "체니의 발언은 도무지 이해할수 없는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일부 언론은 특히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지난 1946년 미국 미주리주 풀턴에서 "유럽이 '철의 장막(옛 소련)'에 의해 분할돼 있다"고 한 연설을 상기시키면서 "체니가 리투아니아에서 '제2의 처칠' 연설을 했다"고 꼬집었다.
아닌게 아니라 체니가 이처럼 갑자기 '러시아 때리기'에 나선 것은 인권과 자유확산'이라는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 기조를 감안할 때 크게 이상할 것은 없다.
그러나 일각에선 잇단 실책으로 사면초가에 몰려있는 체니가 러시아 공세를 계기로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워싱턴 정치의 중심으로 복귀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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