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송(사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29일 "조자룡 헌 칼 휘두르듯 구조조정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LH의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사업지 조정 대상 리스트를 한꺼번에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지역 주민과 지자체의 정서를 고려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복잡한 심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사장은 "사업조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그동안 지구별 사업여건을 면밀하게 검토해왔다"며 "지구별로 발표하지 않는 것은 국민 재산권과 관련된 사안이라 충분히 협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각 사업지마다 주민들의 아픔이 너무 많다"며 "앞으로 지역주민은 물론 지자체와 최대한 협의하고 설득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국민이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지금 당장은 돈이 없어 문제지만 (진행 중인 사업을) 다 끌어안고 가고 싶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 사장은 "LH가 진행 중인 사업을 다하려면 500조원이 들어가고 그러면 국민 경제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며 사업 재조정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는 "LH 경영정상화를 위해 인원감축과 임금반납 등 자구책을 병행해나갈 것"이라며 "생살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잘못된 것은 버리고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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