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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8월 24일] 호주 보수당 자유당의 반란

지난 21일 열린 호주 연방의회 총선에서 집권 노동당과 야당인 자유당이 모두 독자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서 1940년 이후 70년 만에 '헝 의회(hungㆍ절대 다수당이 없는 의회)'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는 5월 영국 총선과 판박이다. 호주인들도 영국인들과 마찬가지로 좌파 성향 정권을 단호하게 심판했다.

집권 여당인 노동당의 추락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몇 달 전만해도 노동당은 여론조사에서 자유당을 12%포인트 앞지르고 있었다. 노동당은 케빈 러드 전 총리를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총리라고 자랑하기에 바빴다. 그러나 노동당은 중도주의자였던 캐빈 러드 총리가 좌편향 정책을 내놓으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탄소거래법뿐만 아니라 "천연자원은 호주인 모두의 것"이라며 징벌세 성격의 '천연자원 이익세'까지 도입하려 했다. 대중은 그를 더 멀리했고 이때부터 토니 애벗 자유당 당수가 그에 맞서는 리더로 부상했다.

호주인들은 케인지언에 입각한 '경기부양책'도 달가워하지 않았다. 호주는 2008~2009 회계연도에 무분별한 경기부양책으로 321억 호주달러라는 빚덩이만 지게 됐다. 호주인들은 노동당이 나라 살림을 거덜냈다고 생각했다.

애벗 당수의 지지율이 상승하기 시작하자 노동당 간부들은 패닉에 빠졌고 결국 캐빈 러드 총리를 경질하고 노동당 부대표였던 줄리아 길러드를 총리로 추대했다.



길러드 총리는 러드 전 총리의 실수를 거울삼아 좌쪽으로 치우쳤던 노동당 정책방향을 중도좌쪽으로 옮기려고 노력했다. 그는 메이저 광산업체들과 '천연자원이익세'를 '광물원자임대세(MTTR)'로 수정하고 부과세율 인하에 합의했으며 재정 건전화를 도모하고 기후변화 관련 법안을 철회하기로 했다.

그러나 취임 초 고공 지지율을 보였던 그의 인기는 단명하고 말았다. 무엇보다 유권자들이 노조에 몸담았던 길러드 총리가 재정 적자 완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430억 호주달러를 들여 전국에 광역네트워크망을 구축할 것이라는 공약은 그의 '큰 정부 본능'을 여실히 드러낸다.

애벗 자유당 당수는 재정적자 해결과 경기 부양을 동시에 도모하는 균형 있는 공약을 내세우고 자신을 보통 호주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자신과 자유당의 지지율을 높였다. 이제 호주인들은 곧 그가 무소속 당선 의원들과 협상해 연정을 구성할 것으로 믿고 있다. 세계 모든 정부는 이번 호주 선거를 통해 '유권자들은 큰 정부가 징벌세 도입을 일삼고 과도한 재정적자를 방치할 경우 결코 자유시장경제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불변의 법칙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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