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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8월 19일] 기아차 조합원의 자성 목소리

“노측 교섭위원단과 각 현장 조직들이 시기적으로 오는 9월1일부터 주간연속 2교대와 월급제 실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선명성 경쟁에 몰입하는 것은 결국 실패로 끝날지도 모를 2009년 임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입니다.” 지난 17일 기아자동차 노조 화성지회 소속의 한 조합원은 실명으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화성공장에 뿌렸다. 그는 “노조 집행부가 통일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무책임한 파업을 남발하고 현장조직들도 대안제시 없이 끝장파업 선동만 일삼는다”며 “이런 행위를 바라보는 현장조합원의 눈길은 결코 곱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아차가 올해 임단협을 시작한지 석 달이 지났다. 그러나 노사 양측은 출발선에서의 간극을 석 달 동안 한치도 좁히지 못했다. 오히려 노조 집행부는 휴가복귀 후 부분파업을 ‘상설화’ 시키며 투쟁 수위를 높였고 사측은 교섭위원 전원 사의로 ‘배수진’을 치며 맞섰다. 그 사이 기아차는 3만1,000여대를 생산하지 못해 5,500억원가량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잘 나가던 쏘렌토R의 출고는 점점 늦어지고 이달부터는 수출물량 선적도 우려해야 하는 형편이다. 물론 임단협을 통해 근로자의 편익을 높이겠다는 것은 노조의 당당한 권리다. 교섭과정에서 벌어지는 단체행동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투쟁이 뚜렷한 목적을 잃고 늘어지면 ‘권리 찾기’가 아닌 ‘정치적 수단’으로 인식되기 마련이다.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물론 기아차 내부에서조차 “주간연속 2교대와 월급제 즉각 전환은 힘들다”는 지적이 있음에도 노조 집행부와 각 계파들이 이 주장만을 수개월째 되풀이 했다. 유인물을 뿌린 조합원은 그 이유가 “곧 다가올 임원 선거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속셈일 뿐”이라며 “현장조합원의 엄청난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77일간 파업을 벌였던 쌍용차 노조의 투쟁 역시 생존권 요구가 정치적 수단으로 변질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 힘을 잃었다. 그 과정에서 외면됐던 것은 일반 조합원들의 솔직한 목소리였다. 기아차 노조는 물론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계파들이 조합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를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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