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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분담금에 큰 차이가 없다는데 어떤 재건축 방식을 정하는 게 유리할지 고민입니다."(은마아파트 거주자 이모씨) "상가 재건축에 대한 방향을 빨리 결정하지 않으면 사업이 무기한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거주자 신모씨) 서울 강남권 중층 재건축 아파트의 대명사인 은마아파트의 정비계획방향 설명회가 열린 지난달 31일 저녁. 대치동 강남구민회관에는 400~500여명의 은마아파트 주민과 관계자들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준비된 좌석이 모자라 통로와 계단에 쪼그려 앉아 설명을 듣는 주민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의 가장 큰 관심은 단연 재건축 방식으로 쏠렸다. 1대1 재건축을 선택할 경우와 소형평형의무비율을 적용 받는 경우 중 어느 쪽이 더 유리하냐는 것이다. 강남구는 1대1 재건축을 선택하더라도 용적률을 최고 300%까지 적용 받을 수 있어 전체 건립가구 수에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1대1 재건축을 택할 경우 현재 76ㆍ84㎡형을 보유하고 있는 조합원이 각각 83ㆍ94㎡형으로 일괄적으로 집이 넓어지는 장점이 있는 반면 단지 전체가 중소형 위주로 구성되고 조합원이 선택할 수 있는 주택 규모도 한정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소형의무비율을 적용 받을 경우에는 대형 아파트를 지을 수 있어 '랜드마크' 건립이 가능해지는 대신 84㎡형에 거주하고 있는 일부 주민은 같은 주택형을 배정받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강남구의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1대1 재건축을 할 경우 일반분양 물량 84㎡형 384가구가 추가되고 소형의무비율을 적용하면 51ㆍ84㎡형 450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단순히 일반분양 물량만으로 수익성을 따져보면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큰 차이는 없는 셈이다. 소형평형의무비율을 적용 받는 재건축 방식의 경우 일반에 공급되는 아파트는 늘어나지만 51㎡형의 비중이 390가구로 높아진다. 은마아파트의 재정비계획 수립 용역을 맡은 에이앤유디자인그룹 윤혁경 대표는 "현시점에서 어떤 방식이 더 사업성이 좋은지는 명확히 따지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다만 여러 가지 주택형을 지을 수 있는 소형의무비율을 적용 받는 게 단지 다양성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소형의무비율을 적용 받을 경우 일부 조합원이 별 이득 없이 지금과 같은 크기의 집으로 들어가는 문제에 대해서는 권리가액의 차액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상가 지분을 지급하거나 현금청산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강맹훈 강남구 도시환경국장은 "소형의무비율을 적용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면 상가 지분을 얹어 주는 방식 등이 검토될 수 있다"면서도 "어떤 재건축 방식을 선택할지는 모두 주민의 선택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파트 조합원에 상가 지분을 주는 방식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가와 아파트가 통합돼 재건축을 진행하면 이 같은 방법이 가능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상가와 아파트 대지를 구분해 따로따로 재건축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제시되고 있는 탓이다. 은마상가번영회의 한 관계자는 "강남구가 제안한 것처럼 상가 대지를 따로 떼어내 재건축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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