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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소기업 절반이 부도 위험
입력2004-05-04 17:22:21
수정
2004.05.04 17:22:21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도산위험도 함께 증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리경제의 새로운 불안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거래소와 코스닥 상장 및 등록기업 727개 중소기업 가운데 34%에 해당하는 249개 업체가 부도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중(中)위험으로 분류된 80개 업체를 합치면 전체의 45%인 329개업체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부도위험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소기업 10개 가운데 절반정도가 부도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짐작하게 한다. 중소기업의 경영사정이 이처럼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장기화되고 있는 내수부진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수출기업에 비해 내수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거의 한계상황에 이른 내수 의존형 기업들이 그만큼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기술력이나 경쟁력이 뒤져 산업구조재편 차원에서 도태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경쟁력 없는 기업들의 도태는 길게 보면 산업구조 고도화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일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의 중소기업 부도위험은 경쟁력 약화 측면보다는 내수침체의 장기화라는 경기적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어느 정도 경기가 유지된다면 생존할 수 있는 기업들이 도산위험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중소기업 기반이 취약해지는 것은 물론 연체율 증가와 대출 부실화로 이어져 금융권의 부실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우선 정부는 내수가 이른 시일안에 회복될 수 있도록 적절한 경기부양책을 추진함으로써 지나치게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경제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는 신용보증 확대를 통해 중소기업들이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도산하는 경우를 최소화해야 한다. 아울러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서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해서 덮어놓고 대출을 줄이거나 무리하게 대출금 회수에 나설 것이 아니라 개별기업의 성장성 등을 고려해 중소기업과의 자금거래에 대한 유연한 자세를 가지는 것이 요구된다. 중소기업이 어렵다고 하면 경쟁적으로 대출회수에 나서 충분히 회생가능성이 있는 기업마저 도산으로 몰고 가는 금융행태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중소기업들도 수출시장개척 활동을 강화하는 등 내수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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