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의 ‘소리없는 강세’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그동안 상대적 저평가를 받았던 목동 일대 군소 단지들도 덩달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아파트 매물이 일제히 증발한 가운데 일선 중개업소들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12일 국민은행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목동 우성ㆍ월드메르디앙3차ㆍ현대1차ㆍ한신청구 등 신시가지 주변 군소 단지의 중소형 아파트들은 일주일새 3,000만~7,000만원 이상 호가가 급등했다. 총 332가구 규모인 우성 33평형은 지난 주 10여건의 매물이 한꺼번에 거래되며 전 주보다 7,000만원 가까이 오른 최고 5억원대의 시세를 형성했다. 108가구에 불과한 목동3차 월드메르디앙 37평형도 최고 7,000만원이나 급등해 7억원선을 돌파했다. 현대1차 38평형 역시 5,000만원 이상 상승해 호가가 최고 6억1,000만원을 부른다. 1,512가구 규모의 한신청구는 3,000만원 이상 올랐지만 앞으로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대단지인데도 나와있는 매물이 별로 없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끊임없이 계속된 목동 신시가지의 오름세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호가 변동을 보이지 않던 이들 주변 단지가 ‘이상급등’한 것은 목동 전체적으로 매물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좋은 교육여건을 찾아 목동으로 눈을 돌린 실수요자들이 너무 비싸진 신시가지에 부담을 느껴 주변의 군소 단지에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목동 행운공인 관계자는 “어쩌다 매물이 하나 나오면 하루새 10여명이 넘게 집을 둘러보고 곧바로 계약이 이뤄진다”며 “매물이 거의 없어 요즘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민경석사컨설팅 관계자도 “신시가지에 들어갈 형편이 안되는 실수요자들이 가격대가 저렴한 군소 단지로 몰리고 있어 앞으로도 매도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목동이 강남 못지 않은 인기 거주지로 각광받으면서 집 주인들의 호가 올리기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목동 D공인 관계자는 “요즘은 거래가 한건 이뤄졌다고 하면 집주인들이 5,000만원 단위로 호가를 올린다”며 “몇 년 전 강남에서 벌어졌던 이상폭등과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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