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털 박힌 도요타, 잘 걸렸다.' 미국 정부와 의회의 도요타 견제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미 행정부에서는 이번 도요타 리콜사태와 관련해 "안전불감증"이라며 강한 비난을 쏟아부었을 정도다. 특히 도요타의 그간 행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던 미국 내 반(反)도요타 정서까지 맞물리면서 미ㆍ일 간 통상 마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3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헨리 왁스맨 미 하원 에너지상공위원회 의장은 도요타에 서한을 보내 도요타의 주장대로 이번 리콜이 컴퓨터시스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는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컴퓨터시스템은 '연료밸브 전자제어시스템(ETC)'을 일컫는 것으로 가속페달을 밟은 위치에 따라 전기신호를 발생시켜 연료밸브를 조절해 차량 속도를 통제하는 장치다. 이번 리콜이 단순히 가속페달 같은 부품이 아니라 전자장치에 결함이 생겨 발생한 것이라면 도요타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 때문에 도요타는 연료밸브 전자장치의 결함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미 교통부 고속도로안전관리국(NHTSA)은 도요타를 포함해 신형 차량의 연료 전자조절장치 전면 조사에 착수했다.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는 오는 25일 도요타 리콜사태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렇지만 도요타가 의회 증언대에 서는 것은 이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하원 감독정부개혁위원회는 다음주 레이 러후드 교통장관과 이나바 요시미 도요타 북미법인 최고경영자(CEO)를 청문회에 출석시킬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도요타 리콜사태에 대해 "안전불감증"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러후드 교통장관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도요타가 약간의 안전불감증을 보이는 듯했다"면서 "NHTSA 관계자들이 직접 일본을 방문, 가속페달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움으로써 리콜이 이뤄지게 됐다"고 밝혔다. 러후드 장관은 지난 1월28일 도요타의 리콜 및 관련 차량의 잠정적인 생산ㆍ판매 중단조치에 만족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도요타의 늑장대처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도요타 측의 안이한 사태 대응을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도요타가 입을 손실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지역에서 무더기 집단소송을 당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미국 정부에 과징금까지 납부해야 할 지경이다. AFP통신은 익명의 관리를 인용, "NHTSA가 (늑장대응한) 도요타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징금은 최대 1,64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미국 내 반(反)도요타 움직임도 조직화되고 있다. GM과 포드 노동자가 많이 소속된 전미자동차노조(UAW)는 도요타의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공장 폐쇄 문제를 이번 사태와 연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파장이 확산될 경우 미ㆍ일 간 무역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를 거치면서 높아진 일본 자동차에 대한 피해의식과 맞물려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UAW가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의 친노동계 의원들에게 압력을 넣으면서 통상장벽을 통해 미국 자동차 업체에 불이익을 주고 있는 일본 등의 업체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바트 스투팩 미 하원 감독정부개혁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청문회는 공공안전 문제만 다룰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수입자동차 업체를 대표하는 마이클 스탠턴 국제자동차제조업협회(AIAM) 회장은 "외국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미국 내 제조 비중을 늘려왔지만 (외국 업체를 배척하는) 인식은 아직도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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