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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퇴직연금, 헤지펀드투자확대

"전통적 수단만으론 비용충당 힘들다" 판단<br>90년 10억弗서 2008년 3,000억弗로 늘듯<br>"리스크 커 연금고갈 부메랑 부를수도" 경고


미국 퇴직연금들이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퇴직으로 연금 지급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과거에 비해 시중 금리 등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채권이나 주식 등 전통적인 투자 수단만 갖고는 연금 비용을 충당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퇴직연금의 경우 연금 지급 시기가 정해져 있어 안정적인 자산 운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퇴직연금들의 ‘헤지펀드 붐’이 기업과 정부에 ‘연금 고갈’이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 지난 90년 10억달러 수준이었던 퇴직연금의 헤지펀드 투자 규모가 오는 2008년 3,00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뱅크 오브 뉴욕 등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그 동안 대부분 기업들이 전체 운용 자산의 2~3%를 헤지펀드에 투자해왔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상당수 기업들이 자산의 20%가 넘는 수준을 헤지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 가운데 가장 먼저 연금 운용 차원에서 헤지펀드에 투자한 기업은 지난 99년 수백만 달러를 시험적으로 투자했던 제너럴모터스(GM)다. 이후 GM은 헤지펀드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 지난 2003년 투자 규모가 2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미국 종이 생산업체 와이어하우저의 경우 전체 운용자산의 39%를 헤지펀드에 투자하고 있고 제약회사 일라이릴리는 22%의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공무원 연금 펀드의 헤지펀드 투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그 동안 헤지펀드 투자를 하지 않았던 뉴저지 공무원연금펀드가 최근 6억달러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뉴저지 연금 펀드는 점진적으로 투자 규모를 30억달러까지로 늘릴 계획이다. 이처럼 퇴직연금의 헤지펀드 투자가 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수익률이 높은 데다 수익률 변동 폭이 주식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68억달러를 헤지펀드에 투자했던 제지회사 인터내셔널 페이퍼의 펀드 매니저 로버트 훈켈러는 “연금 운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 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일관된 수익률”이라며 “헤지펀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헤지펀드의 경우 자산 운용이 투명하지 못한데다 미래 수익률을 전망하기도 힘들다는 점에서 최근의 퇴직연금의 헤지펀드 열기는 일종의 도박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다 최근 헤지펀드들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헤지펀드 수익률이 예전 같지 못하다는 점도 이러한 불안을 키우고 있다. GM 전환사채(CB) 가격 급락 등으로 인해 올해 10개월 가운데 4개월 동안 헤지펀드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보스턴 대학의 경제학 교수인 즈비 보디는 “퇴직 연금이 헤지펀드에 수십억달러씩 쏟아 붓는 것은 단순히 기업 차원뿐만 아니라 금융 시장 전체 맥락에서 봤을 때도 상당한 위험이 뒤따르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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