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한·미 훈련…긴박한 한반도] 찰흙처럼 똘똘뭉쳐… 일사불란 미국

■ 11·23 연평도 포격 - 9·11 테러 한·미 위기대응 이렇게 달랐다<br>부시 30분만에 성명 발표, 즉각적 재건·테러응징 다짐, 정치권 초당적 조사위 설치<br>성조기 게양·추모식 통해 애국심 고취·단합된 힘 과시

지난 2001년 9월11일 오전 출근길 미국 뉴욕 맨해튼. 피랍된 항공기 2대가 시차를 두고 세계무역센터(WTC)를 들이받아 미국의 상징적 건물이 차례로 무너지는 광경을 목격한 미국은 한데 뭉쳤다. 미국 본토가 공격받은 초유의 사태에 미국인은 즉각 '재건'과 '단합'을 외쳤다. 미국인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각 가정에 성조기를 게양하는 등 테러는 애국심에 불을 댕겼다. 2001년 9월11일 오전8시45분 피랍된 AA11여객기가 세계무역센터 북쪽 빌딩과 충돌했고 9시3분에는 UA-175기가 남쪽 빌딩에 충돌했다. 당시 플로리다의 초등학교를 방문하고 있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를 보고 받은 뒤 9시30분 "미국이 테러공격을 받았다"고 짤막하게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안전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참모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F-16의 호위도 받지 않은 채 에어포스원을 이용, 워싱턴으로 복귀했다. 그는 이날 밤 생중계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이어 이튿날 기자회견에서 재건과 함께 테러세력에 대한 응징을 다짐했다. 국가위기를 맞아 당당한 국가리더의 모습은 국민들을 안심시키기에 충분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20일에는 상하 양원 의원들이 모인 가운데 대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자 미 의원들은 여야를 불문하고 30여 차례나 기립박수를 치며 열렬한 지지를 나타냈다. 2001년에도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50%대를 맴돌고 있었다. 하지만 9ㆍ11테러가 발생한 후 지지율은 88%로 치솟았다. 사상 유례없는 테러로 엄청난 피해가 초래됐지만 사전에 테러를 예상하지 못한 정부에 대한 책임 추궁이나 테러의 빌미가 된 부시 대통령의 강경외교 노선 등에 대한 비판은 전혀 제기되지 않았다. 진보나 보수에 따라 사건을 제멋대로 해석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미국 국민들은 이보다는 테러범들에 대한 응징과 재건에 힘을 실어줬다. 미국인들은 집집마다 성조기를 내걸고 달리는 차에도 성조기를 나부끼며 차분하면서도 결연하게 애국심과 단합된 힘을 과시했다. 미국 정부는 테러범들을 색출하고 그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리고 다음달인 10월에는 테러의 주범으로 파악한 사우디 오사마 빈라덴에 대한 테러와의 전쟁을 개시한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이나 국민들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보냈으며 정부 또한 연방수사국(FBI) 등의 정확하면서도 신속한 조사를 통해 확보한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억측이나 루머의 여지를 차단했다. 테러 참사현장에서의 수습과정에서도 소방대원 등의 헌신적인 자세와 희생자들을 영웅시하는 미국인들의 태도는 전세계인들에 큰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먼지를 뒤집어쓴 채 현장을 누비며 구호작업을 진두지휘했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모습은 세계에 선명히 각인됐다. 그는 후일 재직시 참석했던 숨진 소방관들의 장례식을 회고하면서 "그들을 빗속에서, 또는 눈 속에서, 어떤 날은 하루 12번씩 장례를 치르며 떠나보냈다"며 "하나도 너무 많은데 343이라는 숫자는 견디기에는 너무 벅차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테러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3개월ㆍ6개월 단위로 대규모의 추모식을 거행하며 상처 받은 국민들을 위로했다. 그리고 매년 9월 열리는 추모식에서는 희생자 전원의 이름을 호명하는 순서를 갖는다. 유족들을 위로하는 한편 이는 국가를 위한 희생자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정치권의 움직임도 큰 시사점을 보여준다. 미국 의회는 2001년 10월에는 테러용의자 등에 대한 구금 등을 허용하는 애국법(Patriot ACT)을 제정해 정부를 전적으로 지원했다. 이듬해인 2002년 2월에는 여야 합동으로 의회의 9ㆍ11테러 조사위원회를 설치해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이 위원회는 20개월의 활동을 거쳐 보고서를 발간했으며 의회는 이를 토대로 정보개혁 및 테러방지법 등을 제정했다. 미국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국민들은 9ㆍ11 테러 이후 대응 과정에서 그들이 수십년간 세계 초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유를 보여줬다. 그것은 상호 간의 신뢰와 단합,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의 일처리 능력이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