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은 우상귀를 살리기 전에 하나 치러둘 수순이 있었다. 바로 흑1의 자리. 이곳은 양선수가 되는 요처였다. 더구나 백이 그 자리를 선점했으면 우변 백대마의 안위에 공연한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다. 실전보의 흑1이 놓이자 김성룡과 김승준의 입에서 동시에 탄식이 터져 나왔다. "하이고. 아깝다."(김성룡) "놓치지를 않는구먼."(김승준) 참고도1의 백1, 3으로 될 자리가 실전처럼 되었으니 백으로서는 후회가 막급일 터인데 정작 목진석은 태연했다. 잔돈푼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이 바둑은 떼어놓은 당상이라고 믿는 눈치였다. "하기야 여전히 백이 우세한 것만은 사실입니다."(김승준) 흑3이 선수가 되고 흑5도 선수, 계속해서 이세돌은 흑7마저 선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응수하기가 까다로운 자리입니다. 무심코 손따라 두다가는 큰일 나요."(김성룡) 만약 백이 참고도2의 백1로 받았다가는 흑2 이하 8의 수순으로 간단히 절명이다. "이런 곳에서는 목진석이 실수를 하지 않을 겁니다."(김승준) "그럼요. 얼마나 1승이 목마른 터인데…."(김성룡) 목진석은 지난 1년 반 동안 이세돌에게 무려 6연패를 당하고 있다. 예전에는 상대전적이 13승13패였는데 지금은 13승19패가 되었다. 정말 1승에 목마른 목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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