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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6월7일] 토르데시야스 조약


1494년 6월7일 스페인 북부 토르데시야스. 바다를 놓고 경쟁하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조약을 맺었다. 골자는 영토 조정. 아프리카 서쪽 끝에서 2,375㎞ 떨어진 해상을 기점으로 서쪽은 스페인이, 동쪽은 포르투갈이 차지한다는 내용이다. 조약에 따르면 아프리카와 인도, 중국과 한국, 일본까지 포르투갈령에 속한다. 미지의 땅이면 일단 차지하고 본다는 서구 특유의 정복욕이 깔려 있는 이 조약의 원전은 1년 전인 1493년 5월 교황의 중재로 체결된 ‘교황 자오선’. 대서양 한복판을 갈라 양국의 영역 경계로 삼은 교황 자오선에 포르투갈이 불만을 제기해 재조정한 결과가 토르데시야스 조약이다. 조약으로 가장 큰 이득을 얻은 나라는 포르투갈. 동방무역에 투자해 최대 교역품인 인도산 후추를 독차지했다. 반면 알렉산드리아 항구를 통한 이슬람권과의 제한적인 교류로 향신료 시장을 지배해온 베네치아 등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은 쇠망의 길을 걸었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남미 대륙에서 브라질만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것도 이 조약의 산물이다. 포르투갈이 1500년 발견한 브라질의 끝자락이 조약의 동쪽 경계에 위치해 영유권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토르데시야스 조약은 경계를 나누는 종착점이 아니라 본격적인 해상경쟁을 알리는 예고탄이었다. 포르투갈의 동방무역권은 얼마 안 지나 네덜란드와 스페인이 빼앗아갔다. 후발 해양국가인 영국의 국왕 헨리 8세가 영국국교회를 세워 가톨릭과 결별한 원인이 교황이 중재한 토르데시야스 조약의 기득권을 인정하기 싫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역사상 처음으로 경도를 기준으로 삼아 제멋대로 영토를 갈랐던 토르데시야스 조약은 책에만 남아 있지만 지구촌에는 타의에 의한 위도 기준으로 갈라진 곳이 지금도 존재한다. 한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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