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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재 나사렛대 교수 '올해의 장애인상'
입력2009-04-19 15:38:22
수정
2009.04.19 15:38:22
김광수 기자
“장애인을 구경거리로 삼으면서 돕지 않는 우리 사회, 아직 멀었습니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2009 올해의 장애인상을 받는 이상재(42) 나사렛대 교수는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잘못된 시선과 무관심에 대해 따끔히 지적했다.
이 교수는 미국 3대 음악대학이자 비장애인 음악가들에게도 선망의 대상인 피바디 음대에서 클라리넷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딴 실력파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장애는 큰 걸림돌이었다.
자신감으로 충만해 귀국한 그는 귀국 이듬해인 1998년 간신히 대학 시간 강사직을 얻을 수 있었다. 어렵게 얻은 첫 직장 월급은 19만2,800원이었지만 그는 생존을 위해 일을 계속할 수 밖에 없었다. 2000년 무렵에는 한 번에 5곳의 시간강사로 활동하며 크게 무리해 간수치가 900가지 올라간 적도 있다.
선생님이 불러주는 악보를 점자로 찍은 후 모두 외워 연주를 배웠고, 동생과 둘이 사전을 뒤적여 가며 유학을 준비했고, 하루 두 시간씩 자며 박사학위를 준비했던 그에게는 피나는 노력의 결과라기엔 너무 초라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던 이 교수는 시간강사 생활 11년 만인 지난 2008년 전임강사로 임용됐고 꿈에 다가서게 됐다.
이 교수는 “하루하루를 투쟁하듯 살아온 내 삶이 이제야 인정 받는 것 같다”고 올해의 장애인상을 수상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의 깊은 사랑과 스승의 도움이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감사의 마음도 표현했다.
7세 때의 교통사고로 시력이 나빠지기 시작해 3년 만에 완전히 시력을 잃은 그에게 음악은 큰 힘이 됐다.
중고등학교 음악 선생님은 악보를 불러주며 이 교수를 가르쳤고 어머니는 대학교 전공서적을 일일이 읽어서 녹음해 그의 공부를 도왔다. 아버지는 이 교수의 유학비를 대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정수기를 팔러 다녔다.
이런 사랑과 도움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이 교수는 사회에 도움이 되겠다는 신념으로 자선연주회를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악보를 점자로 옮기는 국내 점역사 10명 가량이 모두 그의 제자고 현행 한국점자규정 음악부문의 저술도 그가 맡았다.
자신이 음악감독으로 있는 ‘하트 시각장애인 체임버오케스트라’를 희망의 전령사로 만드는 것에 가장 집중하고 있는 이 교수는 “내가 눈을 뜨겠다거나 비장애인처럼 살겠다는 데 목표를 뒀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사회에 쓰임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갖는다면 놀랍고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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