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정부 의료산업에 필요한 연구개발(R&D) 지원 프로그램을 산업화 시대에 걸맞은 지원전략으로 전환시켜 진행하고 있다.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체제를 선점하기 위해 선진국들은 질병을 좀 더 일찍, 그리고 정확히 진단해내고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핵심 의료기술을 개발하는 쪽으로 R&D 지원전략을 잡아가고 있다. 근거 중심 처방과 개인별 맞춤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핵심 요소기술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정부도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를 선정하기 위한 작업을 급박히 진행하고 있다. 의료서비스라고 하면 비싼 의료비를 통해 대형 병원 중심으로 구사되는 고급 의료서비스 형태일 수도 있고 개원 중심으로 이뤄지는 성형, 두발이식과 같은 미용 관련 의료서비스 형태가 포함될 수도 있다. 이들은 외국환자 유치로 높은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첨단의료복합단지에서 추구해야 할 의료서비스는 다른 견해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즉 첨단의료복합단지는 고급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수적인 첨단 치료기술, 의약품, 진단 및 치료용 의료기기를 성공적으로 개발해내는 데 일차적 목적을 두고 이를 이용한 국제 수준의 첨단 의료서비스를 수요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범국가적 시범지역을 만드는 데 이차적 목적을 둬야 한다. 첨단의료복합단지는 단순한 지역산업 육성과는 차원을 달리 해야 하는 범국가적 사업이다. 따라서 첨단의료복합단지에서 일어나는 시범사업은 의료제도의 탄력적 적용이 가능한 특수지역으로 지정해 우리 손으로 개발한 관련 기술들이 모여 성공적 의료서비스가 수요자에게 원활히 제공될 수 있는 운용체제를 갖춰야 할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인 바이오ㆍ제약ㆍ의료기기와 글로벌 헬스케어 분야에 정부가 지원하고 국제적 사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한 시금석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전국민 의료보장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제도와도 관련 지어 전략을 세워나가야 한다. 제한된 의료보험 예산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국가적 예산부담은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가 직면한 현실이다. 진단ㆍ치료ㆍ예방의 연결고리를 가진 의료서비스 가운데 진단 측면을 고려해보면 수용자가 수용할 만한 가격으로 질병을 조기에 검출해낼 수 있는 핵심기술 개발은 많은 어려움을 해결해준다. 예를 들어 객담 속에 들어 있는 폐암세포의 흔적을 감지해낼 수 있는 검진기술이 있으면 값 비싼 CT 검사를 누가 받아야 할지 근거를 제공해줄 수 있다. 결과적으로 폐암을 초기에 발견해 수술 받을 수 있게 되고 생존율도 높일 수 있다. 더불어 말기 폐암 환자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싼 항암제 치료비도 절감할 수 있다. 다른 분야와 기술접목 고려를
첨단의료복합단지에서 시범적으로 운용되는 첨단 의료서비스는 곧바로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의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 선정은 의료산업화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현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모든 분야의 특수성을 감안해볼 때 30년 역사의 생명공학기술(BT)ㆍ정보기술(IT)ㆍ나노기술(NT), 그리고 인간공학기술(HT) 분야 R&D를 담당해온 정부출연연구소들, 그리고 연구개발특구를 통한 융합적 기술사업화, 우수 전문인력 풀, 지방자치단체의 의지, 광역권 핵심사업의 일환으로 충청권에 선정된 의약ㆍ바이오 분야 등을 고려해보면 대덕을 중심으로 첨단의료복합단지를 형성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산업화 시대의 R&D 지원규모는 선택ㆍ집중을 통해 임계규모에 도달해야 비로소 성공적 효과를 볼 수 있다. 성공적 첨단 의료서비스 시범사업은 또한 곧바로 다른 분야와 기술접목이 이뤄진다. 다가오는 보건의료 산업화 시대의 산업 원동력을 우리가 창출해내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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