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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트 "세계 2위 車업체 도약" 야심

크라이슬러·오펠 인수해 새 회사 설립 구상<br>독일 정부 승인·재정능력·노조반대등 걸림돌



이탈리아의 피아트가 미국 자동차 업체인 크라이슬러와 제너럴모터스(GM) 유럽부문의 주요 지분을 인수해 세계 제 2위 자동차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진행중인 협상이 성사될 경우 피아트는 GM과 포드, 르노-닛산 등 주요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독일 폭스바겐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일본 도요타 자동차에 이어 글로벌 2위 생산업체로 부상하게 된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 최고경영자(CEO)와의 인터뷰를 통해 피아트가 산하 자동차 부문과 미 크라이슬러, GM 유럽 사업부문 등을 합병해 새로운 회사를 설립, 상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아트가 이들 두 회사의 주요 지분을 인수, 통합할 경우 신규 업체의 연간 매출은 1,050억 달러에 달하고 연간 생산량은 600~700만대에 이르게 된다. 마르치오네 CEO는 "이는 일생에 한번 올까 말까한 기회"라며"기술적 측면에서나 산업적 측면에서나 하늘이 맺어준 만남"이라고 글로벌 차업계 재편을 향한 야심을 드러냈다. 피아트가 이번 협상에 적극적인 것은 양대 인수 계약 모두가 자사의 글로벌화를 위해 절실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산보호절차를 밟고 있는 크라이슬러는 피아트의 미국 진출을 위한 전초 기지 역할을 해 줄 수 있고, GM유럽의 주요부문인 오펠은 피아트의 유럽 시장 장악력을 공고히 해 줄 수 있다. 마르치오네 CEO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면 피아트로서는 현재 연간 220만대 수준인 생산량을 연간 550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피아트와 오펠 합병 시 연간 10억 달러의 시너지 효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실제로 마르치오네 CEO는 인수를 위한 기본 절차를 이번 달 내에 마치고 '피아트/오펠'(잠정)로 불리게 될 새로운 회사를 올 여름이 가기 전에 상장시킨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피아트의 꿈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벽도 만만치 않다. 특히 GM의 유럽 자회사 오펠 매각을 주도하고 있는 독일 정부의 반독점법 적용을 피해 최종 승인을 얻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피아트의 부상은 독일 차 회사인 폭스바겐에게 강력한 경쟁업체의 탄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현재 독일은 캐나다 부품 업체 마그나와도 오펠 매각 관련 협상을 벌이고 있다. 피아트의 재정 능력에도 의문이 일고 있다. WSJ에 따르면 오펠의 현대화 및 재편성을 위해 약 33억 유로의 비용이 예상되지만, 피아트가 현재 88억 달러의 자체 부채를 지니고 있어 정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피아트가 오펠을 인수할 경우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예고되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오펠이 독일 위주로 10개, 피아트가 이탈리아 위주로 11개의 공장을 갖고 있어 양 사 통합시 유럽내 인력 구조조정 및 공장 폐쇄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FT에 따르면 지난 1945년 이후 유럽에서 자동차 공장이 문을 닫은 사례가 전무한데다 오펠이 독일 민간 고용 부문에서 상징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고용 안정성 확보를 위한 독일 및 이탈리아 노조의 반대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마르치오네 CEO는 "공장 폐쇄는 고려 사항이 아니며 인원 조정은 공정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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