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고법은 구욱서(55ㆍ사법연수원 8기) 법원장이 직접 재판을 하도록 법관의 사무를 분담하기로 했다. 고법은 지난달 30일 발표된 대법원 인사에서 서기석 수석부장판사 등 부장판사 3명이 지방법원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돼 재판할 부장판사가 부족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구 법원장은 오는 11일부터 배석판사 2명(손철우, 오민석 판사)과 함께 민사50부를 구성해 민사 항고 사건을 담당할 예정이다. 항고 사건은 서면으로 심리하는 경우가 많고 필요하면 통상 수명(受命) 법관으로 선임된 배석판사가 재판장을 대신해 심문하도록 하기 때문에 법원장직과 병행 가능하다는 점이 고려됐다.
이번 결정은 일선 재판부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뜻 외에도 사법행정권자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판사 본연의 임무를 계속하겠다는 구 법원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법원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판사는 모름지기 재판을 해야 한다는 것이 구 법원장의 신념"이라며 "사건 당사자에게 신속한 사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와 더불어 손수 재판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미가 함께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발표된 서울고등법원 사무분담에 따라 조용구 서울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는 민사40부에서 항고사건을 담당할 예정이다. 또한 7월 31일 단행된 인사에서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적을 옮겨온 이경춘 전 인천지법수석부장판사가 민사 17부에, 이광만 전 대전지법 수석부장판사는 민사23부에 자리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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