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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결국 코드통계?

[기자의 눈] 결국 코드통계?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전문가ㆍ시민단체ㆍ시장참여자들의 5대 통계지표 장중 발표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계청장은 결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윗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식시키려는 듯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게 뻔한데)이런 '멍청한' 결정을 내릴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많은 국민들에게 정확한 통계를 알리기 위해 통계청이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6일 우여곡절 끝에 재정경제부 브리핑 룸을 방문한 오갑원 통계청장의 모습은 결연했다. "장중 통계지표 발표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다면 책임을 지겠다"고까지 했다. 여론의 쏟아지는 비판에도 아랑곳 않는 통계청장. 그의 '진정성'이 믿기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날 통계청장은 발표시간 변경의 이유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동안 오전7시30분에 발표한 통계치를 언론이 안 좋은 쪽만 부각시켜 왜곡보도를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3월부터 고민을 했고 결국 발표시간을 오후1시30분으로 늦췄다는 설명이다. 석간보다는 조간에 많이 실리도록 해 더 많은 국민들이 통계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낫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런데 왜 하필 오후1시30분인가에 대한 그의 대답이 압권이었다. "점심은 먹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12시에 발표하면 기자도, 통계청 직원도 점심을 먹지 못하기 때문에 식사시간을 고려해 발표시간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장중 발표인데, 12시건 1시30분이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뜻으로 비쳐진다. 더구나 통계수치 하나하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시장에 대해서는 전혀 배려를 하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시장참여자들의 예측치가 대체로 맞기 때문에 시장이 크게 출렁이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에는 허탈감마저 느껴진다. 언론보도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발표시간을 바꿨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금보다 발표시간이 6시간이나 더 늦춰지는데 어떻게 정밀한 분석이 가능할 것인지. 혹시 통계청은 자료로 제시한 수치만 나열하는 게 정확한 보도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장중 발표로 굳혀지자 여의도의 한 채권 딜러는 "5대 주요 지표를 정말 장중에 발표하는 것으로 결정 났냐"며 "통계 발표에도 '코드 통계'가 낀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5/2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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