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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9월 3일] 최악 상황 벗어난 글로벌 경제위기 1년

지난해 9월15일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전대미문의 경제위기 수렁에 빠진 지도 1년이 돼온다. 다행스러운 것은 대공황보다 더 심각하다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아 앞이 안 보일 정도로 공포의 소용돌이에 휘말렸으나 정책공조 등에 힘입어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2ㆍ4분기 성장률만 해도 전기 대비 2.3%로 잠정 집계됐으나 최종치는 이보다 더 높은 2.6~2.7%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빠른 회복세를 감안해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는 2일 국가신용등급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했다. 지난 1년간 정부와 금융기관ㆍ기업들이 위기극복을 위해 힘을 모은 결과이다. 그러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무리한 부양책의 후유증이 불거지면 또 다른 위기의 원인이 될 소지가 없지 않다. 세계 각국은 위기극복 과정에서 돈폭탄으로 비유될 정도로 유동성을 쏟아 부은 결과 엄청난 재정적자를 떠안게 됐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예상되는 재정적자만도 51조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국가채무도 올해 366조원, 내년에는 400조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저금리와 통화ㆍ재정공급 확대에 따른 과잉 유동성은 부동산 등으로만 몰려 자산버블을 일으키고 있다. 가계부채가 700조원을 넘은 가운데 시장금리도 오름세를 타 가계발 금융불안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지표개선과 달리 고용을 비롯한 체감경기는 크게 나아진 것이 없는 것도 문제다. 대기업들이 많은 이익을 내면서도 투자를 꺼려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실업 증가 등으로 고용사정이 나빠지면서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경제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 경제가 정상궤도에 들어서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금리ㆍ유동성공급 등 부양책 마취가 풀리면 다시 어려워질 수 있는 취약한 회복인 것이다. 일부에서는 ‘출구전략’을 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경제회복 정도를 감안할 때 전면적인 시행은 시기상조이지만 부동산시장 과열 등 부양책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국지적 대응은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가계와 기업들도 저금리 시대가 끝나가고 있는 만큼 과다한 부채를 줄이는 등 스스로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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