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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민원의 달인"…건설사 협박 돈뜯다 징역형

`민원의 달인'을 자처하며 파산 위기에 처한 건설사를 협박해 돈을 뜯어낸 4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9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소모(41)씨는 2007년 서울시내 한 아파트를 분양 받기로 계약했다가 시행사가 중도금 이자와 관련된 특약을 위반하자 위약금을 받기로 했다.

그는 정상적인 절차를 밟으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고 민원을 가장한 편법을 택했다.

금융권에 오래 몸담았던 그는 신축 아파트에 민원이 제기되면 분쟁이 해결될 때까지 관청에서 사용 승인을 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

그는 한국소비자원과 국민권익위원회에 건설사가 특약을 위반했다는 내용으로, 감사원과 구청에는 대피시설과 방화유리가 설치되지 않았다고 민원을 냈다.

당시 법정관리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하던 시행사는 입주에 차질이 생기면 하루에 1억원씩 손해가 나고 파산 위기에 처해있었기에 어떻게든 소씨의 민원을 해결해야만 했다.



소씨는 예상대로 민원을 풀어달라며 자신을 찾아온 시행사 관계자에게 "난 민원의 달인이다. 해결이 안 되면 입주가 안 될 것"이라고 겁을 줘 연체이자와 위약금 등으로 총 2억2,000여만원을 받기로 하는 합의서 작성에 성공했고 합의금 중 우선 8,600만원을 받아냈다.

자신의 전략이 효과를 보자 소씨는 남은 합의금을 줄 것을 요구하며 서울시와 국세청 등에 추가로 민원을 내기도 했지만 이번엔 예상치 못한 반격에 부딪혔다.

소씨의 횡포에 견디다 못한 시행사가 그를 경찰에 고소한 것. 소씨는 결국 공갈 등 혐의로 기소됐고, 법원은 그의 행위가 법이 정한 한계를 벗어났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최항석 판사는 "소씨는 분양계약을 해제하며 위약금을 받은 것이라 주장하지만, 돈을 받은 날 바로 현장에서 민원취하서를 써준 점, 추가로 민원을 제기한 정황 등을 살펴볼 때 합의금 명목의 돈을 갈취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의 회생계획인가 결정을 앞두고 입주와 분양대금 수입에 절박해하는 건설사의 사정을 이용해 민원취하의 대가로 금원을 요구했다"며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160시간 등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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